◆ "바이오산업, 미래 먹거리"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1일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인 셀리버리를 방문해 '자본시장 혁신과제'에 대한 현장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대책을 내놨다.
그는 "제약·바이오산업은 장기간 모험자본이 필요한 대표적인 고위험·고수익 분야"라며 "미래 먹거리로서 매우 중요한 신산업"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산업 성장을 독려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다양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2014년 설립된 셀리버리는 파킨슨병 신약후보 물질 등을 포함한 바이오의약품 및 연구용 시약을 연구하는 바이오기업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코스닥 성장성 평가를 통해 특례상장했다.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는 지난해 테슬라 요건과 함께 도입됐다. 주관 증권사 추천이 있으면 이익 여부와 상관 없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할 수 있는 제도다.
자본시장 생태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자고 촉구하기 위해 열린 이날 간담회를 바이오기업인 셀리버리에서 연 까닭은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돋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대형 바이오주가 줄줄히 위기를 겪으면서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가 가라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는 금융투자회사, 자본시장 유관기관 등을 불러 모아 향후 세부방안 마련과 입법 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현장간담회에는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정운수 코스닥시장 본부장,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및 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KB증권 등 9개 증권사 대표이사들이 참석했다. ◆ "4년 적자도 관리종목 지정 예외"
제약·바이오주 반등을 위한 생태계를 마련하기 위해 금융위는 바이오기업들의 상장 유지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들을 모색했다. 우선 상장폐지 요건이 되는 장기 영업손실을 일정기간(4년)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기술성이 있고 연구개발 투자가 많은 기업은 4년 동안 영업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국이 제약·바이오 기업에 재무제표 재작성 지시를 내린 것에 따른 조치다. 최근 약품 개발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단계에서 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비를 비용 아닌 자산으로 과도하게 반영해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일자 당국은 3분기 재무제표 재작성 지시를 내렸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은 영업손실이 대폭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었다.
신약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상장기업들이 매출액 요건(30억원) 등 상장유지를 위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비주력사업을 병행하는 문제를 없애기 위한 해결책 마련에도 나선다. 최 위원장은 "이같은 조치로 제약·바이오 업계의 회계 투명성이 제고되고, 회계처리와 상장유지 여부의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업계의 투자를 독려했다. 그는 "업계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며 "자본시장 혁신과제의 의미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투자자 보호와 혁신·벤처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부탁한다"고 주문했다.
'바이오주 살리기'를 위한 당국의 노력에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이날 차바이오텍은 5% 이상 급등했다. 4개 연도 연속 영업손실을 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차바이오텍은 금융위의 장기 영업손실을 면제에 따라 관리종목에서 해제될 것으로 기대돼 큰 폭으로 뛰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