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대통령 대북제재 완화 시도 실패"…여 "한반도에 대한 견해차 좁혀"
이수혁 "대사들이 해당국 관료들에 우리 정부 입장 수시로 전달했어야"
[국감현장]獨대사관 국감, 文대통령 유럽 순방 성과놓고 여야 공방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20일(현지시간) 주독 한국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외교 성과에 대해 공방이 벌어졌다.

전날 폐막한 아셈(ASEM) 정상회의와 독일, 영국 정상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요구한 것과 관련, 야당 의원들은 당초 예상보다 북한에 대해 강경한 기류가 흘렀다고 지적한 반면 여당 의원들은 외교적 성과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아셈 정상회의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의 51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문 대통령은 정상회의 과정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잇따라 정상회담을 했다.

미국은 애초 북한에 CVID를 요구했으나,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FFI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 정부는 '완전한 비핵화(CD)'를 강조해 왔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문 대통령의 대북제재를 완화하려는 시도가 실패했다"면서 "유럽 정상들은 CVID를 요구하면서 문 대통령의 대북제재 완화 정책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국감현장]獨대사관 국감, 文대통령 유럽 순방 성과놓고 여야 공방
그는 또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이 유럽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고독한 외교였고, 대통령은 머쓱해졌다"고 비판했다.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한반도 문제와 비핵화 문제에 대한 정세를 외국 정부에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한반도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는 차원에서 순방 효과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진영 의원은 "EU 국가들이 문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좋게 평가해주는 것 같다"면서 "다만, 유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핵화 노력에 대해서는 아직 신뢰를 못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민주당 의원들의 반응과 달리 같은 당 이수혁 의원은 "영국과 독일 정상이 미국도 쓰지 않는 CVID를 요구해 미국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라며 "관련국 대사들이 수시로 해당 국가 관료들을 접촉해 우리 정부의 입장과 문 대통령의 진심을 전달했으면 이런 결과가 나왔겠느냐"고 따졌다.

정범구 대사는 북한 제재 완화에 대한 독일 측의 입장을 묻는 이석현 의원의 질문에 "주로 정치인 출신의 외교부 라인에서는 제재와는 별개로 인도주의적 교류가 있을 수 있다는 반응"이라면서도 "실무파트, 특히 군축파트에서는 비핵화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가 없으면 제재 완화는 어렵다는 완강한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한국에서 준비가 안 된 갑작스러운 통일이 사회적 갈등과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갑작스러운 독일 통일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준비된 통일을 위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감현장]獨대사관 국감, 文대통령 유럽 순방 성과놓고 여야 공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