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12일부터 가상현실(VR) 속 공간에서 다른 참여자들과 영화 등을 보며 이야기할 수 있는 ‘옥수수 소셜 VR’ 서비스를 시작한다. VR 기기를 쓰고 접속한 뒤 가상공간 속에 방을 만들면 최대 8명까지 초청해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를 함께 시청할 수 있다.
“보안시장은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경쟁하는 4차 산업혁명 전쟁터다. 영상보안기술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5세대(5G) 이동통신 등 신기술을 ADT캡스에 도입해 시너지를 내겠다.”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국내 물리보안산업 2위 업체인 ADT캡스 인수를 완료하면서 “AI 보안시대를 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보안산업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면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자율주행차, 양자암호통신 등 차세대 산업 준비도 착실히 하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AI 보안시대 열겠다”SK텔레콤은 이달 1일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함께 ADT캡스 인수를 완료했다. SK텔레콤은 ADT캡스 지분 55%와 경영권을 확보했다.SK텔레콤은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동시에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먼저 AI를 활용해 기존 물리보안 사업을 최적화한다.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AI가 예측해 경비 인력과 차량 동선을 최적화함으로써 출동·도착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빅데이터 기반 영상분석으로 특이행동과 이상징후를 정교하게 판단할 수도 있다. 예컨대 매장 앞에서 단순히 서성이는지 침입을 위해 배회하는지 구분할 수 있다.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도입한다. 건물 보안, 관리 노하우를 갖춘 ADT캡스에 SK텔레콤의 IoT 기술 등을 더해 주차장 사업을 추진한다. 미래형 매장 보안 관리, 드론(무인항공기)을 활용한 대규모 공장 관리 등 새로운 시설 보안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세계적 기술력을 갖춘 일본 기업들과 협력해 해외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세웠다. NEC와는 안면·지문 등 생체인식 분야에서, 히타치와는 건물관리 분야에서 기술협력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 솔루션을 개발해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은 최근 SK그룹의 정보보안 전문기업인 SK인포섹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SK텔레콤 관계자는 “새로운 보안 서비스가 출시되면 신규 수요 창출은 물론 다양한 일자리도 함께 생길 것”이라며 “드론, 카메라, 도어록 등 보안산업 생태계 전반의 발전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자율주행·양자암호 기술도 개발SK텔레콤은 자율주행 기술도 개발 중이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 차량공유 서비스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SK텔레콤은 김시호 연세대 글로벌융합공학부 교수 연구팀과 함께 국내 최초로 경차에 심화학습(딥러닝)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임시운행 허가를 받았다. 경차는 차량 공간이 좁아 자율주행차용 장비를 탑재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그동안 국내 자율주행차 연구는 중·대형차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SK텔레콤과 연세대 연구팀은 자율주행차용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과 내장형 차량 센서, 딥러닝 조향 제어장치 등을 소형·경량화해 기아자동차 경차 ‘레이’에 실었다. SK텔레콤은 경차 자율주행 허가에 이어 차량공유 서비스와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연구를 추진한다.분자보다 더 작은 단위인 양자를 활용한 암호화 기술 ‘양자암호통신’으로 세계 진출도 시작했다. 지난 7월 독일 베를린 도이치텔레콤 네트워크 시험망에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을 적용한 데 이어 내년까지 도이치텔레콤 장거리 통신과 상용 네트워크에도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하고 유럽 내 기업간거래(B2B) 사업 협력을 추진한다. 6월에는 미국 양자암호통신 전문기업 퀀텀익스체인지와 100억원 규모 양자암호통신 시스템 공급계약을 맺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SK텔레콤은 2011년 양자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인 스위스 IDQ를 인수하는 등 최고 수준의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한글과컴퓨터의 자동통번역 솔루션 ‘말랑말랑 지니톡’이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NUGU)’에 탑재된다.SK텔레콤과 한글과컴퓨터는 10일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제휴로 누구 이용자들은 앞으로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언어로 된 단어와 문장의 자동통번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누구를 탑재한 AI 스피커를 이용해 외국어 공부를 하거나 택시기사가 ‘T맵x누구’로 외국인 승객에게 경로와 요금을 안내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은 “고객의 삶에 AI가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노진호 한컴 대표는 “사용자들의 자동통번역 서비스 이용 방식과 명령 패턴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서비스 질과 사용자 편의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했다.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VR 게임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다. VR(가상현실·Virtual Reality) 산업은 군사, 의학, 교육 분야에 적극 활용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게임은 불편한 장비와 부족한 콘텐츠 탓에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10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15일부터 나흘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8'에는 VR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가 20여 개에 차려진다. VR특별관을 마련해 40여개 부스가 참여한 2016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 것이다.VR 산업 자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건 아니다.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이 지난 8월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81.3%가 'VR 콘텐츠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80%는 '머지않아 VR 대중화의 시대가 도래할 것 같다'는 데 동의했고, 'VR 콘텐츠를 집에서도 즐기고 싶다'라는 응답은 71.6%에 달했다. 실제 도시형 테마파크로 주목받고 있는 VR방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VR방은 게임을 넘어 놀이기구, 스포츠 경기 등으로 콘텐츠를 확대하면서 '온가족이 함께 찾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조사업체 브알팬(VRfan)에 따르면 전국에서 운영되는 VR방은 200여 개로 2년새 1000% 이상 증가했다. 기존 매장에 작은 형태로 입접하는 '숍인숍'을 포함할 경우 점포수는 700개가 넘는다.그러나 VR 게임은 상황이 좀 다르다. 불편한 장비와 부족한 콘텐츠가 VR 게임의 확산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큘러스, 소니 등이 VR 전문 장비를 내놓고 있지만 500g을 넘는 무게와 100만원에 이르는 가격은 단점이다. 최근에는 30~40만원 수준의 보급형 기기도 내놓고 있지만 고성능 PC를 사용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대부분 업체들이 FPS(1인칭 총쏘기 게임)에 특화된 콘텐츠만 내놓는 것도 문제다. 올해 지스타에 출품하는 VR 게임 대부분도 FPS 장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VR 게임의 80% 이상이 변형된 FPS에 해당한다"며 "좀비를 죽이느냐, 상대방과 싸우느냐만 다를 뿐 사실상 똑같은 방식"이라 말했다.전문가들은 VR 게임의 대중화를 위해 콘텐츠 다양화가 필수적이라 말한다. 관련 장비의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콘텐츠만 개발되면 승산이 있다는 평가다. VR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VR을 활용할 수 있는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특화된 콘텐츠 개발이 필수"라며 "시간이 갈 수록 VR을 적용하려는 게입업계의 시도는 늘어날 것"이라 설명했다.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