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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경제계도 노벨과학상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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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동 <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jdkim@korcham.net >
    [한경에세이] 경제계도 노벨과학상을 기다린다
    10월은 노벨상 시즌이다. 그제 생리의학상, 어제 물리학상이 발표됐고, 오늘 화학상 수상자가 공개된다. 해마다 이때면 우리는 ‘노벨과학상 콤플렉스’를 느낀다. 지난해까지 노벨과학상 총 수상자는 24개국 599명이다. 미국이 263명으로 가장 많고, 일본도 22명이나 배출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언제쯤 노벨과학상을 받을까.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13명의 국내 과학자들이 3년 내 후보자군에 포함될 수 있다고 하니 그리 머지않은 듯하다.

    노벨과학상은 비단 과학계만의 바람이 아니다. 경제계도 바라 마지않는다. 우리 경제가 세계 무대에서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그런데 선도자로 나아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물으면 시원한 답변을 내놓는 경우가 의외로 드물다.

    답은 기초 과학과 기초 기술에 있다. 기초 과학·기술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가 국력이자 경제력이다. 최근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이유 중 하나도 중국 기초 과학·기술 분야 잠재력 때문이다. 인공지능 투자액만 보면 중국이 미국을 추월한다는 보고서도 있다.

    산업 현장에서 기초 과학·기술은 더없이 중요하다. 첨단산업을 선도하는 기술은 모두 기초 과학·기술에서 나온다. 실제 노벨과학상 수상자들 가운데 기업인이 21명이나 된다. 녹색형광단백질, 그래핀, 청색LED(발광다이오드), 양자컴퓨터 등 산업의 새 장을 여는 파괴적인 기술도 노벨과학상에 기초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앞다퉈 이들 기초 과학을 응용해 신산업의 전진 보루를 개척하고 있다. 미국에선 1993년부터 2005년까지 화학과 생리의학 분야 수상자 36명 중 13명이 기술창업을 했다. 삼성전자도 2016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프레이저 스토다트 교수의 분자기계 연구에서 80건 이상의 특허를 발굴했다.

    노벨과학상은 산삼, 기업의 생산기술은 인삼에 비유할 수 있다. 전자는 하늘이 끊임없이 내리는 바람과 비를 맞으며 깊은 산속에서 알아서 큰다. 후자는 인간이 밭을 일궈 지속적인 투자와 관리를 통해 키운다. 노벨과학상을 위해서도 국가가 오랜 기간 동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지원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 정부도 최근 생애연구를 지원하고, 기초연구비를 대폭 늘리고 있다.

    중국은 3년 전에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첫 배출했다. 우리도 과학기술과 교육에 강한 의지를 갖고 계속 지원한다면 머지않아 ‘노벨상 콤플렉스’를 극복할 것이다. 그날이 오기까지 경제계는 국내 과학자들과 연구원들을 가슴 깊이 성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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