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승원은 불교 출가자와 신자를 포함한 신앙공동체가 수행과 신앙 및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사찰이다. 영축산 통도사(경남 양산), 봉황산 부석사(경북 영주), 천등산 봉정사(경북 안동), 속리산 법주사(충북 보은), 태화산 마곡사(충남 공주), 조계산 선암사(전남 순천), 두륜산 대흥사(전남 해남) 등 현재까지 실제 수행이 이뤄지는 7개 사찰로 구성된 연속유산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들 사찰이 기원후 7~9세기에 창건된 뒤에도 스님들과 불교신도, 관람객이 함께하는 살아있는 유산으로서 현재까지 그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7개 산지승원은 석굴암과 불국사(1995), 해인사 장경판전(1995), 수원화성(1997), 조선 왕릉 40기(2009), 남한산성(2014), 백제 역사유적지구(2015) 등에 이어 국내에서 12번째로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으로 기록됐다.
찬란했던 삼국시대를 지탱했던 왕조와 그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했던 불교문화의 마지막 유물은 현재까지 우리 곁에 조용히 숨 쉬고 있다. 고즈넉한 산자락에 자리한 산사들을 천천히 둘러보며 넉넉한 가을의 정취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