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용산은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생태자연공원으로 조성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가 함께하고 있는 이곳은 114년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 비로소 온전히 우리의 땅이 된 서울의 심장부 용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에서 광복절 기념식 행사장으로 용산을 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용산에서 한·미 동맹의 역사가 시작됐다”며 “6·25전쟁 이후 용산은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온 기반”이라고 장소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광복절 경축식은 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경복궁), 2010년(광화문광장)을 제외하면 모두 세종문화회관이 광복절 경축식 무대로 사용됐다.

용산은 서울 중심부라는 지리적 여건상 줄곧 외세에 시달려왔다. 고려 말에는 침입한 몽골군의 병참기지로, 임진왜란과 임오군란 당시에는 왜군과 청나라군의 주둔지로 쓰였다.

문 대통령은 “일제강점기 용산은 일본 군사기지였으며 조선을 착취하고 지배했던 핵심이었다”며 과거를 되짚었다.

해방 이후에는 줄곧 주한 미군이 터를 잡아왔다. 지난 6월에야 주한미군사령부가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110여 년 만에 우리 땅으로 돌아왔다.

문 대통령은 아픈 역사를 뒤로한 채 용산을 한반도 평화시대를 여는 출발점으로 택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부에 허파 역할을 할 거대한 생태자연공원을 상상하면 가슴이 뛴다”며 “우리에게 아픈 역사와 평화 의지, 아름다운 미래가 함께 담겨 있는 이곳 용산에서 오늘 광복절 기념식을 하게 돼 더욱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