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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경제적 약자 울리는 '착한 정책'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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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홍역을 겪고 있는 고용노동부가 또 하나의 ‘착한 정책’을 내놓았다. 특수형태 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와 예술인을 내년부터 고용보험 적용 대상에 넣겠다고 그제 발표했다. 고용부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작 정책수혜자인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캐디, 택배 기사 등 특수고용직 근로자들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업종 특성과 현장 사정을 도외시한 ‘탁상 행정’이라는 것이다. 특수고용직의 71%인 34만 명이 몰려있는 보험업계에서는 보험회사와 보험설계사들이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

    대규모 고용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 보험사는 보험대리점(GA) 등의 다른 영업채널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럴 경우 보험사와 재계약에 실패한 설계사가 쏟아지고, 이들은 더 취약한 중소형 GA로 이동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골프장 캐디들 역시 오전 오후 근무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탄력 근무’라는 최대의 장점이 사라질 것이라며 불만이다. 그렇지 않아도 경영난에 시달리는 골프장들은 ‘노(no) 캐디 시스템’으로 대거 이동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새 정부 들어 선의로 시행한 정책이 나쁜 결과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다. 최저임금이 대표적이다.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최하위 계층이 고용시장에서 가장 먼저 탈락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너무 가파른 최저임금 상승이 소득 하위 20%의 빈곤층을 저격해 결과적으로 양극화가 더 심해진 것이 여러 지표에서 확인된다. ‘주52시간 근무제’도 비슷하다. 획일적인 도입방식 탓에 저소득층이 일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광범위하다.

    특수고용직은 개인사업자지만 실제로는 회사에 종속된 사회적 약자라는 정부의 판단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의도보다 결과다. 약자들을 일선 경제현장에서 퇴출시키고 마는 정책은 어떤 말로도 변명이 어렵다.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는데 도대체 어디서 들은 것이냐”는 절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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