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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 못 견뎌 문 닫는데… 정부는 임대료·수수료 갑질 탓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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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자영업 리포트
    (4) 자영업 해법 번지수 잘못 짚은 정부

    내년 전대미문 줄폐업 오나
    "인건비 부담 갈수록 커져
    빨리 문 닫는 게 손해 줄여"

    임차료 부담은 되레 줄어
    불황에 빈 점포 넘쳐나
    건물주들 임대료 깎아주기도

    가맹본부에 책임 전가 안돼
    수수료 부담은 과장된 얘기
    가맹본부도 수익 악화에 고전
    자영업자들이 지난달 31일 국세청 강남통합청사 민원실에서 폐업신고를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날 개업을 위해 민원실을 찾은 민원인 숫자보다 폐업 신청자가 더 많았다.  /구은서 기자
    자영업자들이 지난달 31일 국세청 강남통합청사 민원실에서 폐업신고를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날 개업을 위해 민원실을 찾은 민원인 숫자보다 폐업 신청자가 더 많았다. /구은서 기자
    지난달 31일 찾은 서울 서초·삼성·역삼세무서(강남통합청사) 민원증명 민원실은 폐업신고를 하려는 자영업자들로 북적였다. 개업을 위해 맞은편 사업자등록 민원실을 찾은 사람 수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10분 동안 폐업신고서를 집어 든 민원인은 6명. 1분40초에 한 명꼴로 폐업을 신고한 셈이다. 세무서 관계자는 “우편 접수나 시청 및 구청에서 접수하는 건수를 합치면 실제 폐업자 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폐업신고를 마친 한 중년 여성은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냐”는 질문에 우울한 표정으로 “알면서 뭘 묻느냐”고 짧게 답했다. “차라리 후련하다”는 중년 남성도 있었다. “인건비 부담이 갈수록 극심해질 게 뻔해 하루라도 빨리 폐업해야 손해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정부와 여당, 노동계가 자영업 몰락의 이유로 높은 임대료와 가맹점 수수료를 꼽고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사뭇 다르다. 건물주, 가맹본부 등 ‘갑(甲)’의 횡포보다는 정부가 밀어붙이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가장 큰 고충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직장인들의 회식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최저임금 못 견뎌 문 닫는데… 정부는 임대료·수수료 갑질 탓만"
    ◆자영업자 “힘든 이유 따로 있는데…”

    한국경제신문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얻은 ‘자영업자 현장점검 결과보고서’를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충북 청주 최대 상권인 산남동의 한 커피전문점 주인은 “지금의 최저임금 인상률은 감당하고 적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고 했다.

    한 편의점 주인은 “2000년에 짜장면 값이 3000원, 최저임금은 시간당 1800원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짜장면이 6000원, 최저임금은 7530원”이라며 “최저임금이 물가 상승에 비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산남동의 자영업자 상당수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못 이겨 종업원 수를 줄였다.

    한 식당 주인은 “정부는 임대료 탓에 자영업이 어렵다고 하지만 작은 골목에 자리잡은 영세 식당들에는 임대료보다는 인건비 부담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임대료 부담은 오히려 줄어드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성안길의 한 임대업자는 “성안길의 빈 점포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며 “높았던 임대료도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현장 점검에서 경영상 애로 요인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꼽은 자영업자는 없었다.

    ◆건물주들, “임대료 깎아주겠다”

    상가 임대료 하락과 공실률 상승은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 조사에서 오피스빌딩과 상가 모두 전분기 대비 공실률이 상승했다.

    중대형 상가(일반 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330㎡ 초과)는 공실률이 10.7%로 전기 대비 0.2%포인트, 소규모 상가(일반 2층 이하이고 연면적 330㎡ 이하)는 5.2%로 전기 대비 0.5%포인트 올랐다. 반면 임대가격지수는 지난해 4분기 이후 하락세다.

    서울 종로 ‘젊음의 거리’에서 부대찌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하도 인근에 망하는 가게가 많다 보니 건물주가 임대료를 깎아주겠다고 최근 제안했다”며 “건물주들도 임차인이 망해서 나가면 공실이 생기니 임대료를 올리지 않거나 내리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가맹본부에 책임 떠넘겨선 안돼”

    당정이 주장하는 가맹수수료 부담이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가맹본부에 수수료를 내는 가맹점주는 30만 명 정도로 극히 일부”라며 “나머지 600여만 명의 자영업자(무급가족종사자 포함)들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당정으로부터 ‘갑의 횡포’로 지적받고 있는 가맹본부들은 수익성 악화로 폐업이 급증하는 추세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상반기 폐업한 가맹본부는 2016년 488개, 2017년 598개에서 올해 625개로 늘었다.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대외협력실장은 “가맹본부의 95%는 중소기업이고 65%는 연매출 10억원 이하 영세업체”라며 “가맹점들이 겪는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 부진 등의 문제에서 본부들도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성수영/윤아영/구은서/안효주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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