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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본말 전도된 '채용절차 모범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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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민 금융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취재수첩] 본말 전도된 '채용절차 모범규준'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차별 요소 없이 체계적인 절차에 따라 뽑는 게 공정한 채용 아닌가요. 필기시험을 도입해야만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지….” 기자가 만난 한 보험사 임원은 이렇게 말끝을 흐리며 답답해했다.

    무슨 얘기일까.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금융투자협회 등 2금융권 협회들은 지난달부터 업권별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만들고 있다. 2금융권도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벤치마킹해 달라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주문에 따른 것이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지난해 말부터 은행 채용 비리가 불거지자 업권 자체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지난달 초 확정했다.

    다음달 초 생보협회를 시작으로 2금융권 협회들도 내달 말까지 각각 모범규준을 공개할 예정이다. 각 협회는 은행연합회가 만든 모범규준을 대부분 그대로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은행권 모범규준의 핵심인 필기시험 도입이 2금융권 모범규준에도 대부분 포함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2금융권에서 필기시험을 치러 온 회사는 그룹 차원의 공채를 하는 삼성 계열사가 거의 유일하다. 대부분 자체 직무적성검사 혹은 심층면접으로 뽑았다.

    필기시험 도입을 놓고 2금융권에선 반발이 적지 않다. 한 저축은행 임원은 “한 번에 수백 명을 채용하는 은행과 달리 5~6명을 뽑는 회사에서 필기시험을 치르라는 건 현실을 모르고 하는 얘기”라며 “협회들이 금융당국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협회 관계자는 “모범규준은 강제 규정이 아니라 자율 가이드라인”이라며 “각 회원사가 상황에 맞춰 필기시험 도입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채용 인원이 많은 대형 보험사나 저축은행 등은 어쩔 수 없이 필기시험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모범규준의 핵심은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차별 없이 공정하게 뽑자는 데 있다. 필기시험을 도입해야만 공정성이 확보되는 건 아니다. 금융당국 눈치만 보고 무조건 따라 할 것이 아니라 각 업권의 특성을 감안해 어떻게 공정하게 뽑을지에 초점을 맞추는 게 우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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