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은 올 들어 하락률이 7%를 넘었으며, 지수선물 월봉 고점이 7개월 연속 낮아질 정도로 하락추세도 뚜렷하다. 그러나 최근까지 전문가들 시장 전망은 낙관 일색이었다. 사상 최고 호황을 맞은 반도체업황과 역사적인 남북한 정상회담 기대가 작용했을 것이다.

왜 전문가들 증시 전망과 현실은 이렇게 다를까? 투자심리학에 나오는 것처럼 본인이 보고 싶은 대로 시장을 보려고 한다는 ‘확증 편향’이 우리나라 증시 주변에 특히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韓·美 금리 역전으로 外人 이탈… 시장이 불안할 땐 방어주 공략을
증시 하락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미국의 계속되는 금리 인상으로 점점 벌어지는 한·미 간 금리 차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초부터 주식을 매도하게 하는 하나의 요인이 됐다. 두 번째는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도 2분기를 기점으로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복합적 요인으로,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안감과 함께 정부의 재벌개혁과 산업정책이 시장과 충돌하는 정책 리스크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예컨대 삼성물산 합병 과정과 지주사 규제 논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문제,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파생된 관련 종목의 주가 급락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가증권시장이 주변 여건에 비해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청산가치에 비교해 설명하곤 한다. 즉 청산가치 이하로 떨어졌으면 시간이 지나면 회복할 것이니 저점 매수 기회라고 한다. 유가증권시장의 그 지수대는 2330선(PBR=1)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정상 상태일 경우에 해당하는 말이다.

시장이 정상 상태를 벗어나 불안정한 상태에 이르면 시장 예상치를 훨씬 벗어나는 변화를 보인다. 금융위기 사이클로 보면 키친파동(3~4년 주기, 고점대비 -20% 이상), 주글라파동(10년 주기, 고점 대비 -50% 이상)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 어떤 요인에 의해 코스피지수가 2150선을 이탈한다면 비정상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추세 반전은 시장에 부담이 된 요인들이 호전되는 상황을 기다려야 한다. 우선 환율 상승을 보면 수출 기업의 채산성이 좋아지는 장점이 있지만 외국인의 환차손으로 인한 수급 부담이 된다. 점점 악화되는 고용과 소비 둔화는 기업의 실적 호전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이 외국인 투자자가 들어오는 요인이 될까? 오는 9월 이후에도 미국은 금리를 올릴 예정이어서 금리차로 인한 수급 여건은 개선되기 쉽지 않다. 오히려 낙폭 과다에 따른 가격 메리트에 구미가 당길만 하다. 다음으로 한반도 정세와 미·중 무역전쟁이 호전되는 상황으로 변한다면 투자심리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오는 8월부터 9월 중순까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중요한 일정들이 예정돼 있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사안별로 친중이냐 친미냐를 결정해야 하는 북한 입장에 따라 미·중 무역전쟁 성격도,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도 달라질 수 있다.

9월 둘째 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초청한 한·중·북·러·일 5개국 정상이 만나는 동방경제포럼이 예정돼 있다. 북한은 아직도 참석 여부를 알려주지 않고 있지만 미국 측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 그 다음주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유엔 총회에 참석할 것인지 여부도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그 이후 미·중 무역전쟁은 완화될 것인지, 아니면 화폐전쟁으로 확산될 것인지,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는 완화될 것인지에 따라 한국 증시도 호전되거나 악화되거나 갈림길이 될 수 있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철없이 몰려들어 신음하고 있는 남북한 경제 협력주도 비슷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시장이 불안하면 방어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다. 성장주에 비해 변동폭이 작지만 대신 하락장에서는 안정적이란 장점이 있다. 전기가스 등 유틸리티업종이나 생활필수품업종 종목들, 통신업종이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어려울 때는 부잣집 식구들이 안전하다는 속설도 있다. 그래서 전략적 관심주로 삼성SDS를 소개한다.

삼성SDS는 시스템통합 관련 기업으로 반도체 등 첨단공정 관련 기술지원, 인공지능 등 스마트공장 관련, 첨단물류시스템과 블록체인, 클라우딩 시스템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주요 기술을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장점이 있으며, 삼성전자의 설비 투자와 관련해 매출과 수익성이 꾸준히 증가하는 장점이 있다. 이 종목 역시 최근 공정거래위원장의 정책 노이즈로 주가가 급락한 것이 오히려 가격 메리트로 작용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