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삶과 기업의 인력 운용 방식을 송두리째 바꿀 ‘주 52시간 근무제’가 1일 본격 시행됐다. 2004년 주5일 근무제 도입 후 일하는 방식을 비롯한 기업문화에 가장 큰 변화를 몰고올 근로시간 단축 제도가 도입되면서 대한민국이 새로운 실험을 시작하게 됐다는 평가다. 근로자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기업·근로자 모두가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고용노동부와 경제계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 등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주당 근로시간은 이날부터 최장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어들었다. 근로시간을 위반하는 사업장의 대표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산업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주당 최장 근로시간이 16시간이나 줄어드는 만큼 생산성 악화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근로시간의 기준을 놓고 혼선이 끊이지 않아 노사 갈등과 소송대란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기업들의 애로를 고려해 법을 위반해도 처벌하지 않는 계도기간(6개월)을 준 데 이어 ‘포괄임금제 적용 최소화’ 지침도 보류하기로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포괄임금제의 오남용을 줄이는 지도지침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지금 발표하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예상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병욱/백승현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