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이 두 달 만에 또 마이너스로 주저앉았다. 반도체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수출 또 '뒷걸음'… 반도체로 버텼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수출은 512억3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0.1% 감소했다. 작년 월평균 15.8% 증가했던 수출은 올 들어 둔화세가 뚜렷하다. 4월(-1.5%)에 이어 두 번째 마이너스다. 지방선거 등으로 조업일수가 줄었고 작년 대규모 선박 수출에 따른 기저효과가 컸던 탓이란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선박(-82.7%) 가전(-21.6%) 디스플레이(-10.5%) 자동차(-9.9%) 등 주력 품목 실적이 많이 감소했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7개월, 자동차는 5개월 연속 줄었다. 각국 보호무역주의가 심해지고 있는 데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나홀로 호황세’를 보이는 반도체가 수출 실적 급락을 막아줬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39% 늘어난 111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치다. 전체 수출 중 21.8%를 반도체가 차지했다. 1년 전(15.7%)보다 6.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산업부 관계자는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메모리반도체 탑재량이 늘고 있는 데다 서버용 수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가격 역시 안정세여서 당분간 수출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6월 수출에서 반도체를 빼면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로 나온다. 반도체 시황이 나빠지면 언제라도 수출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수출을 지역별로 보면 중국(29.8%) 인도(17.0%) 일본(11.1%) 등에서 늘었고 중동(-10.4%) 베트남(-8.7%) 중남미(-7.4%) 등에서 감소했다. 수입은 총 449억1000만달러로, 작년 대비 10.7% 증가했다. 77개월 연속 무역흑자(6월 63억2000만달러)를 이어갔다.

하반기 수출 전망은 밝지 않다. 한국무역협회는 하반기 수출 증가율이 4.6%로 낮아지면서 연간 5.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증가율 15.8%의 3분의 1 정도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