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PHOTO-1257> Heineken beer bottles are seen at a joint press conference by Heineken and Carlsberg to announce their joint bid to buy UK brewer Scottish & Newcastle (S&N), London, Friday, Jan. 25, 2008. (AP Photo/Sang Tan)/2008-01-25 22:57:28/ <저작권자 ⓒ 1980-200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북유럽의 식품용 액화 이산화탄소 제조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유럽에서 맥주, 콜라 등 탄산음료와 치킨이 품절 위기를 맞고 있다. 코카콜라, 하이네켄, KFC, 맥도날드 등 음식료 제조업체들도 이산화탄소 확보를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BBC, CNBC 등 외신은 “현재 유럽의 이산화탄소 공급이 지난 수십년 중 가장 취약한 상태”라며 “월드컵 기간과 여름 성수기인 몇주 동안 맥주, 바베큐 등이 공급 부족 사태를 겪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산화탄소는 맥주와 콜라 등 탄산이 있어야 하는 제품의 필수 요소다. 치킨, 바베큐을 만드는데 필요한 소다를 생산하는 과정에도 이산화탄소가 쓰인다. 음식료를 보관, 포장하는데도 반드시 필요하다. 영국 청량음료협회는 CNBC에 “북유럽발 이산화탄소 부족 현상이 음식, 음료 등 광범위한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사태는 북유럽의 가스 생산 공장 5개 업체가 시설 정비를 위해 가동을 중단하면서 시작됐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 에탄올 공장도 수리를 위해 생산을 중단하면서 사태가 더 급박해졌다. 일부 도매업체들은 소매상에게 맥주 10통, 사이다 등 청량음료 5통으로 배급량을 제한하기도 한다. 영국 유통업체인 테스코 관계자는 “음식물에 쓰이는 이산화탄소가 전세계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 제한된 양만 유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의 온라인 식품 유통업체인 오카도 역시 드라이아이스 재고가 넉넉치 않은 까닭에 냉동식품 배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하이네켄, 코카콜라 등 유명 회사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하이네켄 관계자는 CNBC에 “하이네켄을 비롯해 음료 산업의 많은 기업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유럽 내 다른 공급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암스텔’ 맥주를 만드는 하이네켄의 계열사인 존스미스도 납품하는 술집에 “공급량이 매우 부족할 것”이라고 전했다. 코카콜라도 이산화탄소 부족 때문에 콜라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음료뿐 아니라 식품 회사도 마찬가지다. 이산화탄소는 고기를 생산하고 포장하는데 필수다. 식품업계 잡지인 그로서는 “영국 최대 규모 가금류 공장 중 9곳이 이산화탄소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맥도날드, KFC 등을 포함해 가금류 식품을 취급하는 유럽 대부분 식당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금류협회 역시 “최대 60%의 가금류 공장이 (이산화탄소 부족때문에) 하루만에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