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부산영화제 기금·중앙버스차로제 등 놓고 마찰

민선 7기 부산시정을 이끌 오거돈호가 출범도 하기 전에 부산의 주요 현안을 두고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23년만에 부산에서 지방권력 교체를 이룬 오거돈 당선인은 핵심 공약으로 가덕도 부산신공항 건설을 제시하고 취임 이후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민선 7기 오거돈 부산시정 출범 전부터 주요 현안 파열음
부산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최근 글로벌 도시개혁분과 간담회를 열고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가덕신공항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인수위는 가덕 신공항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경남·울산 등 인접 지자체와의 협의를 먼저 끌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24시간 운영체계, 해상 공항의 안전성 등 가덕 만의 장점과 남북관계 변화에 따른 동북아 관문공항 필요성 등을 적극적으로 부각해 정부를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김해신공항 건설이 진행되는 현재 시점에서 공항 위치를 옮기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기존 김해공항에 활주로 1기를 추가 건설해 항공수요에 대처하자는 김해신공항 건설 계획은 지난 정부에서 수차례 검토 끝에 결정돼 현재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벌이고 있다.

인근의 경남과 울산은 물론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두고 부산과 반대 입장을 밝혔던 대구·경북까지도 가덕도에 신공항을 설치하겠다는 오 당선인의 공약을 두고 반대의견을 낸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광역단체장 출마자가 정부 정책을 뒤엎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가덕신공항 건설 계획에 반발했다.
민선 7기 오거돈 부산시정 출범 전부터 주요 현안 파열음
부산 해운대를 시작으로 동래와 서면 등에 중앙버스전용차로(BRT)를 설치하는 사업을 두고도 오 당선인은 버스 중심이 아닌 도시철도 중심으로 대중교통 체계를 개편하겠다며 더는 BRT 공사를 확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앙버스전용차로는 현재 해운대 운촌삼거리에서 동래구 내성교차로까지 8.7㎞ 구간을 개통했으며 운촌삼거리∼중동교차로까지 1.7㎞ 구간과 내성교차로∼양정교차로까지 3.8㎞ 구간, 양정교차로∼서면교차로까지 2.1㎞ 구간은 공사가 한창이다.

부산시는 당초 지하철이 없는 해운대 방면의 충렬로를 시작으로 동래와 서면, 중앙동을 잇는 중앙로와 사상구와 남구 일대로 연결되는 주요 도로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해 대중교통 흐름을 개선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부산∼양산, 울산축, 부산∼창원축에 광역 중앙버스전용차로(BRT)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하지만 오 당선인의 주장대로 시작 단계인 중앙버스전용차로제를 중단하면서 반쪽 설치에 그칠 경우 부산의 핵심도로를 제대로 연결하지 못해 실질적인 교통개선 효과가 떨어질 우려가 크다.

올해 중앙버스전용차로 건설공사비로 확보한 245억원의 국비 예산도 반납할 수밖에 없다.

오 당선인은 또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 확보와 위상 회복을 위해 임기 중에 1천억원 규모의 영화발전기금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영화제는 1995년 출범 당시부터 부산시가 예산 지원을 하면서 지난해에는 63억원을 시비로 지원하는 상황에서 다시 연간 25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발전기금을 조성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부산지역 문화계를 중심으로는 부산영화제의 독립성을 보장하면서도 재정 지원 부분은 투명하게 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더 이상의 '묻지 마 지원'은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민선 7기 오거돈 부산시정 출범 전부터 주요 현안 파열음
이 밖에 2030부산등록엑스포 개최지를 부산항 북항으로 옮기겠다는 공약과 북항에 새 야구장을 짓겠다는 약속도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평가를 받는다.

엑스포 개최지나 야구장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양수산부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어려움과 함께 120만명이 넘는 관람객을 위한 특단의 교통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