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기 하림배 여자국수전] 김미리 승리
흑7의 옆구리 붙여서 상대 머리를 세워주는 정석은 예전 같으면 ‘혼날 만한’ 수이지만 최근에는 상용되고 있다. 흑17·19는 초반에 팻감이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좋지 않았다. 백28의 빵따냄이 바둑판 전체를 호령하고 있다.

백48로 어깨 짚는 수가 급소로 50·52로 모양을 정리한 뒤 54~60으로 손을 돌려서는 백이 유리한 국면이다. 백74가 적절한 삭감이다. 흑은 79로 제자리걸음해야 하는 것이 괴롭다. 흑93은 강수인데 백이 94로 한 템포 쉬는 틈을 타 흑95와 백96으로 각자 제 갈 길을 간다. 묘한 타협이다.

참고도1
참고도1
흑97로 건너 붙이는 수가 모양의 급소이며 101까지 연결에 성공했다. 하지만 백도 102에 두어 중앙 집을 지었기 때문에 형세는 여전히 백이 좋다. 흑107·109는 좋은 끝내기 수순이다. 흑119·121은 승부수다. 흑131의 치중 또한 백 대마를 괴롭히려는 강수다. 흑으로서는 참고도1처럼 백 대마의 한 집을 없애는 패 맛이 마지막 반전의 기회다. 이때 백이 오히려 154에 두어 먼저 패를 걸어간다. 좋은 결단력으로 승착이다.

흑이 팻감이 없는 틈을 타서 아무런 대가 없이 백160으로 패를 이겨서는 승부가 결정됐다. 유연한 김미리의 장점이 잘 드러난 백의 완승국이다.

박지연 5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