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 줄어… 누구를 위한 週 52시간이냐"
“근로시간 단축으로 연간 급여가 700만~1000만원 줄어들게 됐다. 감소하는 급여를 법으로 보전해 달라.”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자신을 교대근무자라고 밝힌 글쓴이는 “이 돈으로는 아이들 학원도 제대로 보내지 못한다”며 “잠 안 자고 일하면 그나마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돈도, 삶의 의욕도 없어 잠도 못 잘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12일 앞둔 이날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글이 잇따라 게시됐다. 제도가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기업을 감시해 달라는 취지의 청원도 있었지만 급여가 줄어 생계가 걱정이라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포항에서 상경한 20대 청년이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어렵게 경비업체에 취직해 홀로 자취하고 있는데 다음달부터 월급이 줄어 남는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월세, 교통비, 생활비, 휴대폰비 등을 내고 나면 저축할 돈도 없어 고향으로 돌아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근로시간 단축은 누구를 위한 법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줄어든 근무시간만큼 다른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나라에서 말하는 일자리 창출이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냐”고 따졌다.

일용직 근로자들의 아우성도 눈에 띄었다. 한 일용직 근로자는 근로시간 단축을 ‘날벼락 같은 일’이라고 했다. 그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공휴일과 주말에 쉬어야 하고 연장 근무도 할 수 없어 돈벌이가 힘들 것 같다”며 “야간에 대리운전이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적었다. 5인 가정의 가장이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나 같은 일용직 근로자는 일이 있을 때 많이 벌어 일이 없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며 “주 52시간 일해서는 살 수가 없다”고 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월급도 줄고 ‘저녁 없는 삶’을 살게 됐다는 사람도 있었다. 40대 가장이라는 한 청원인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2교대제가 시행돼 야간 근무에 투입되게 생겼다”며 “월급은 300만원에서 260만원으로 줄고 저녁 없는 삶을 살게 됐다”고 한탄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