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 9월께 출시할 신형 아이폰에서 액정표시장치(LCD) 사용 모델의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가격을 낮춰 많이 팔겠다는 의도다. 지난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달고 나왔던 아이폰이 고가 논란으로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를 기록한 탓으로 분석된다.

WSJ는 이날 애플 협력사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당초 아이폰 신제품용 디스플레이로 OLED와 LCD 패널을 동일하게 주문할 예정이었지만,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를 고려해 LCD 비중을 더 높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OLED 사용 모델보다 저렴한 ‘LCD 아이폰’의 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애플이 내년에도 LCD를 사용한 아이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OLED 패널 전환이 당초 업계 예상보다 느려질 것이라는 의미다.

애플은 지난해 OLED 패널이 붙은 아이폰과 LCD를 사용한 아이폰8 시리즈를 처음으로 함께 출시했다. 아이폰은 999달러였지만 아이폰8의 가격은 699달러로 300달러 차이가 났다.

업계에서는 아이폰의 가격이 비싼 원인을 OLED 패널 때문으로 보고 있다. OLED 패널 공급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OLED 생산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애플이 납품가를 깎기가 어렵다. 재팬디스플레이도 OLED 패널을 개발 중이지만 대량 생산은 못하고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