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60대 이상 고령층 공략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고령화에 따라 장·노년층이 놓쳐선 안 될 ‘큰손’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농협 등 5개 은행은 모두 실버 상품 출시와 함께 관련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단순 예·적금 상품뿐 아니라 은퇴 준비부터 은퇴 후 자산관리를 돕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기업은행의 ‘나이야가라’ 통장은 대표적인 고령화 전용 상품이다. 이 상품은 환갑, 칠순이나 공적연금 수령시점 등에 각 연 0.2%포인트씩 최대 연 0.4%포인트의 추가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도 고령층에게 헬스케어 서비스, 온천 무료 이용권 등을 제공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과거에 노년층은 은행권의 주요 공략 대상은 아니었다. 나이가 들수록 경제력이 떨어지고 저축할 여유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장·노년층의 자산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이 보유한 은행 예금은 총 125조5000억원으로 전체 예금의 20.8%를 차지했다. 5년 전인 2012년(94조1000억원)보다 33.4% 증가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2020년부터는 고령인구 증가가 가속화될 전망이어서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고령층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 경쟁력이 실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은행들은 노령층을 단순히 만 65세 이상으로만 구분하지 않고 노령층 중에서도 성향, 규모 등을 세분화하는 작업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시니어 서비스’를 강화하는 은행도 늘고 있다. 우리은행은 시니어를 위한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국민은행과 카카오뱅크는 고령층 전용 상담전화를 운영하고 있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서비스도 강화하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쏠(SOL)’에 고령층이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콘텐츠를 담을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