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판단 헷갈리는 정부
정부가 국내 경제동향을 분석하면서 당초에 없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뒤늦게 끼워 넣었다. 정부 스스로도 경기 판단을 헷갈려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1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종합평가를 통해 “경제가 1∼2월 기저 효과 등으로 광공업 생산·투자가 조정을 받은 가운데 소비는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애초에 그린북에서 최근 경제동향에 대해 광공업 생산·투자의 조정과 소비 증가세를 언급했을 뿐,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는 문구를 넣지 않았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동안은 그린북 종합평가에서 ‘회복 흐름’을 적시하다 이번에 이런 표현을 넣지 않자 경제계에서는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를 하향 조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기재부는 논란이 일자 그린북을 발표한 지 1시간여 만에 수정 보도자료를 통해 회복 흐름과 관련한 문구를 추가했다.

기재부가 그린북에서 종합평가에 관한 문구를 수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린북의 상징적 의미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작성 과정에서 신중함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