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특검 관철"…우원식 "특검, 이제는 할 수 없는 상황"
유승민 "대선불복 아니다…민주당이 특검 피하려 핑계 찾는 것"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드루킹 사건)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0일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가 5시간여 만에 농성장으로 복귀했다.

지난 3일 단식을 시작한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호흡곤란을 호소해 국회 인근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이후 가슴 통증까지 겹쳐 혈관 확장제 경구투여에 이어 심전도 검사 등을 받았다.

의료진은 이 과정에서 수액 치료를 강하게 권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단식을 혹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관 앞 단식 농성장에 복귀했다.

부축을 받으며 병원을 나선 김 원내대표는 "오늘도 기다렸지만, 내일은 민주당 새 원내대표를 기다리겠다.

제가 있어야 할 곳은 국회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꼭 특검을 관철할 것이고, 5월 국회를 정상화하고 싶다"며 "14일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소집하면 여야 간 합의에 의한 드루킹 특검법안과 추경, 국회의원 사직안 처리를 패키지로 처리하겠다"고 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홍준표 대표와 중진의원들이 김 원내대표의 농성 복귀를 만류했으나, 다시 협상에 임하겠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각오"라며 "호흡곤란과 가슴 통증은 재발할 수 있어 알약을 처방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가 응급실로 이송되자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박홍근 원내수석대표는 병원을 찾았다.

우 원내대표는 "수액을 맞아라. 건강해야 싸움도 한다"며 단식 중단을 권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11일로 임기가 끝나는 우 원내대표를 향해 "마무리해주고 가라"며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그러나 우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까지 수사해야 한다고 거론했는데 어떻게 받을 수 있겠느냐. 이제는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특검 수용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우 원내대표는 병문안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 불복 특검이라고 이미 느껴서 할 수가 없다"며 "그렇게 협상 전체를 파탄 나게 할 발언은 하는 게 아니다"라며 유승민 대표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와 관련, 한국당은 대여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장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잔인하고 독한 권력집단"이라며 "자신들의 음흉한 '대선 여론공작 댓글 사건'을 철저히 은폐하기 위해, 청와대로 수사가 확대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민주당을 '재인산성' 삼아 진상 규명을 외치는 야당을 짓밟고 있다"고 밝혔다.

장 수석대변인은 "청와대가 특검 재가를 해주지 않아 여야 협상도 교착상태에 빠졌다"며 "국정에 대한 무한 책임을 진 집권 세력의 국정 포기 선언이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도 이날 저녁 김 원내대표를 찾아 위로했다.

▲유 대표는 김 원내대표에게 "여당이 청와대 눈치만 보는데 똑바로 할 수 있겠냐"면서도 "새로운 원내대표가 오면 잘 이야기해보자"고 했다.

▲유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특검에 대한 자신의 발언을 여권에서 '대선 불복'으로 해석하는 것과 관련해 "대선 불복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민주당이 괜히 특검을 피하려고 대선 불복 이야기를 꺼내는 데 좋게 말하면 핑계를 찾는 것"이라고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유 대표는 또 "특검은 대선 불복과 전혀 관계가 없고, 진실을 밝히는데 대통령과 대통령 주변이 성역이 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