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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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고려인·입양인들 "8천만 동포뿐 아니라 전 세계에 값진 평화 선물"

북한 최고 지도자가 사상 최초로 남한 땅으로 건너온 27일 국내체류 재외동포들은 단체 사무실과 일터 등에서 TV 뉴스를 보며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감격스럽게 지켜봤다.

이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파격적인 모습과 방명록 서명, 기념식수, 단독회담 등의 과정에서 나타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놀라워하면서 "평화 정착을 넘어서서 통일이 성큼 다가온 거 같다"며 환호했다.

권경석 전국사할린귀국동포단체협의회장은 "지난밤 설레는 마음에 잠을 설쳤다.아침부터 협회사무실에 사할린 한인들이 모여들어서 온종일 뉴스를 시청했다"며 "뉴스를 보며 계속 눈물을 훔치는 이도 있었다.잊지 못할 역사적 순간"이라고 기뻐했다.

권 회장은 "영주 귀국자 중에는 북한이 고향인 사람도 있고, 1970∼80년대에 통일되면 빨리 고향인 남한에 가려고 사할린에서 북한으로 건너간 이웃들도 있었다"며 "이번 일로 통일이 앞당겨져 헤어졌던 친척과 지인들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학 재한동포총연합회 회장은 "남북한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었던 조선족은 분단 현실에 마음이 아팠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8천만 동포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도 값진 평화 선물이 될 것이다.

대림동 등 조선족 밀집지역에서는 정상회담으로 조성된 평화 정착 무드를 반겨 축제 분위기"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인들끼리 전화와 SNS로 시시각각 정상회담 뉴스를 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는데 모두 이 분위기가 북미회담으로도 이어져 남북 양국에 실질적인 이익이 나오길 바라는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선 중국동포한마음협회 회장은 "서울에서 차를 운전해 북한을 가로질러 고향인 중국 지린성의 옌지까지 달려가고 싶은 꿈이 생겼다"며 "분단국가를 모국으로 둔 조선족에게는 회담을 시작으로 남북 교류가 더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환영했다.

국내 체류 중인 피에르 람벌르 프랑스 한인 입양인은 "지난해까지만도 해외 지인들로부터 한반도에 전쟁이 날 텐데 빨리 돌아오라는 연락을 받았었는데 오늘은 축하전화만 걸려오고 있다"며 "프랑스 친구들에게 모국을 자랑할 거리가 생겨 더 기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