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였던 2015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피감기관 관계자들에게 교육 참석을 사실상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김 원장의 보좌관으로 근무했던 홍일표 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기업 대관 담당자들에게 참석을 독려하는 공문 및 문자를 잇따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더미래연구소는 2015년 9월부터 11월까지 ‘미래리더 아카데미 1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당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기업의 대관 담당자는 “당시 김 의원의 보좌관이 금융권을 비롯한 각 기업의 대관 관계자들에게 회사별로 한 명씩 참석을 요청한다는 공문을 보냈다”며 “교육생을 모집한다는 문자도 함께 받았다”고 13일 말했다. 참석을 독려한 장본인은 당시 김 의원실에서 근무하던 홍 행정관이라는 것이 기업체 대관 담당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다른 기업의 대관 담당자도 “김 원장의 보좌관이었던 홍 행정관이 교육 참석에 협조해 달라는 전화를 걸어왔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 의원이 더미래연구소의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운영한다는 설명도 함께 들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김 원장은 더미래연구소 1기 책임 운영간사를 맡고 있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한 관계자는 “홍 행정관이 강의 참석을 독려한 건 맞지만 무작정 강요하지는 않았다”며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을 때여서 요청에 응하는 게 좋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당시 1기 수강생을 모집한 기간은 같은 해 8월10일부터 9월8일까지였다.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불과 한 달 앞두고 있는 때였다. 이 때문에 프로그램에 참석한 각 기업 관계자들이 당시 정무위 야당 간사였던 김 원장을 의식해 어쩔 수 없이 교육에 참석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한 기업 관계자는 “당시 피감기관의 ‘저격수’로 불렸던 김 원장이 교육을 주도한다고 하니 다들 참석한다는 분위기가 대세였다”고 전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