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여성청결제 자주 사용하면 가려움증 유발한다
지난해 생리대 안전성 논란으로 뭇매를 맞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여성청결제 조사에 나섰습니다. 생리대 사태를 계기로 여성이 사용하는 위생용품이나 화장품 속에 위해 물질은 없는지 사전에 검사하려는 조치입니다.

이번에 식약처가 조사한 여성청결제는 시중에 유통 중인 89개 제품입니다. 2016년 생산·수입 실적이 1억원 이상이거나 사용 후 씻어내지 않는 제품이 선정됐습니다. 여성청결제는 의약외품이 아니라 화장품으로 분류되는데요. 식약처가 이들 제품의 보존제 함량을 검사한 결과, 화장품 안전 기준에는 모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제품 포장에 표시되지 않은 보존제가 검출된 바이엘코리아의 ‘카네스케어데일리’(사진)는 전 성분 표시 위반으로 행정 처분을 받게 됐습니다.

[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여성청결제 자주 사용하면 가려움증 유발한다
여성청결제는 외음부 세정을 목적으로 나오는 제품입니다. 계면활성제 보존제 항균제 살균소독제 보습제 향료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제품별로 연꽃뿌리 감초 프로폴리스 편백잎 등 천연물에서 추출한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이들 성분이 외음부의 세균을 없애고 가려움을 진정시켜주는 효과가 있죠.

제품의 변질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보존제로는 메칠파라벤, 피록톤올아민 등이 쓰입니다. 파라벤은 아기 로션에 사용이 금지된 성분이지만 안전 기준 이하로 들어 있고 부인과, 피부자극 테스트를 거쳤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문제는 제조 과정에서 비의도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디옥산, 프탈레이트 3종 성분인데요. 폴리에틸렌 계열, 소듐라우릴설페이트 등 화장품 원료 제조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디옥산은 고농도에서 간과 신장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디부틸프탈레이트 부틸벤질프탈레이트 디에칠헥실프탈레이트 3종은 플라스틱에 유연성을 더해주는 가소제 성분입니다. 용기에서 나와 내분비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있습니다. 다행히 국내 시판 중인 제품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사용 과정에서 위해 물질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여성청결제는 자주 사용하면 오히려 질염에 쉽게 걸리고 가려움증까지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질 점막은 pH 4.5~5.5 정도의 약산성 상태가 가장 건강한데 잦은 세정제 사용으로 균형이 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품 사용 전 성분을 확인하고 사용 후 피부발진, 건조증, 가려움증이 생겼다면 사용을 중단하는 게 좋습니다.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