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의 25% 철강 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벗어나는 대신 철강의 대(對)미 수출 물량을 30%가량 줄이기로 했다. 수출이 가장 많은 강관류는 물량을 절반으로 축소해야 한다.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픽업트럭(뚜껑 없는 적재함이 설치된 소형 트럭)의 관세 철폐 시점은 2021년에서 2041년으로 20년 늦추고, 한국 안전기준을 통과하지 않아도 수입할 수 있는 미국산 자동차 물량을 두 배 늘린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6일 이 같은 내용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및 철강 관세 면제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이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철강 물량은 올해부터 연간 268만t으로 제한된다. 미국 요구에 따라 2015~2017년 평균 수출량(383만t)의 70%로 쿼터(할당량 부과)가 설정된 것이다. 지난해 대비 74% 수준이다. 대미 철강 수출량의 56%를 차지하는 강관류는 쿼터가 절반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203만t이던 강관류 수출 물량은 올해 104만t으로 줄어든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반덤핑 관세 등을 얻어맞고 있는 상황에서 쿼터까지 설정돼 추가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강관류 쿼터는 절망적인 수준”이라고 했다. 픽업트럭 미국 수출길이 사실상 막히게 된 완성차업계도 불만을 나타냈다.

이태훈/안대규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