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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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청년 실업자 3600여 명을 기간제 공무원으로 채용해 2년간 노후건물 소방안전 조사를 맡긴다. 지난해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와 올 1월 경남 밀양 요양병원에서 잇달아 화재가 발생해 대형 인명 피해가 나면서 노후건물 전수조사가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청년 고용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상당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소방안전 분야에 ‘아마추어’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행정안전부와 소방청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노후건물 소방안전 전수조사 계획을 이달 말께 확정한 뒤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달 채용공고를 내 청년 3600여 명을 조사요원으로 뽑을 계획이다. 소방·안전관리 관련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채용 자격에는 제한을 두지 않을 방침이다.
청년실업자 3600명 뽑아 소방안전 조사 맡긴다는 정부
채용된 청년들은 오는 6월부터 소방청 주관으로 두 달간 기초교육을 받은 뒤 일선 소방서에 투입된다. 이들은 2020년 6월까지 2년간 전국 200여만 개 노후건물을 대상으로 화재 취약 여부 전수조사를 할 계획이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안전 조사는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이 맡는 게 바람직하다”며 “두 달 교육받은 비전문 인력에게 제대로 된 조사를 기대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강경민/박상용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