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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CEO들의 위기탈출 해법 '우문현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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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장 구속에 비상경영
    임직원들 현장에 '올인'

    유통총괄 이원준 부회장
    도시락 먹으며 회의

    롯데마트 MD들 주 3회
    전국 식품단지 돌며 '소통'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
    협력사 정기방문해 '경청'
    이원준 롯데 유통BU 부회장(가운데)이 롯데홈쇼핑 임직원과 도시락 회의를 하고 있다.
    이원준 롯데 유통BU 부회장(가운데)이 롯데홈쇼핑 임직원과 도시락 회의를 하고 있다.
    롯데그룹 유통사업을 총괄하는 이원준 부회장은 요즘 점심에 도시락을 주로 먹는다. 롯데마트 롯데슈퍼 세븐일레븐 등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 그의 주된 식단이다. 도시락 품평도 하고, 밥 먹으러 가는 시간도 아끼기 위해서다. 계열사에서 임원회의를 할 때도 도시락을 주문한다.

    전국을 권역별로 나눠 이달부터 매장 탐방에도 나섰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롯데마트 칠성점, 부산 롯데아울렛, 롯데하이마트 해운대점, 롯데슈퍼 연산점 등을 돌았다. 인근에 있는 신세계 현대 등 경쟁사 점포도 둘러봤다. 매장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며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이달 전국의 모든 거점 매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원준 유통BU 부회장
    이원준 유통BU 부회장
    지난달 신동빈 회장이 구속된 이후 롯데 유통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일제히 현장으로 나가고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현장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무실에 앉아 보고가 올라오길 기다리는 대신, 현장에서 직접 얘기를 듣고 개선해야 할 점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서다. 신 회장이 임원회의 때 자주 강조한 “현장에 답이 있다”는 ‘현장경영론’을 위기 때 더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는 휴일에도 현장에 나간다. 지난 주말에는 서울 잠실점과 김포공항점을 돌아봤다. 봄 분위기로 바꾼 매장 인테리어를 보고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 의견을 냈다. 롯데백화점 상품 본부장 출신인 강 대표는 상품 전문성과 영업현장의 노하우를 겸비한 CEO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맨 오른쪽)가 과일 유통업체 KMCC를 방문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맨 오른쪽)가 과일 유통업체 KMCC를 방문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그는 기관투자가들에 사업 현황을 직접 브리핑한다. 백화점·마트·슈퍼 등이 속한 롯데쇼핑 대표이기도 한 그는 이달 들어 미래에셋 한화 KB 등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잇달아 만났다. 롯데쇼핑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어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직원들에게 “월요일과 화요일 이외에는 무조건 현장으로 나가라”고 지시했다. 상품기획자(MD)는 주 3회 이상 협력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 대표 자신도 전남 완도의 전복양식장 등 전국 산지를 직접 돌고 있다. 김 대표는 “농산물 축산물 등은 원가를 낮출 여지가 많다”며 “시설투자와 경영 노하우를 뒷받침하면 농가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맨 오른쪽)가 육가공업체 미트뱅크를 방문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맨 오른쪽)가 육가공업체 미트뱅크를 방문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는 협력사들을 정기적으로 찾고 있다. 선반을 제작하는 대명아이넥스,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나무하나, 생활가전업체 오토싱, 육가공업체 미트뱅크 등을 찾아갔다. 롯데홈쇼핑과 거래하면서 불편함은 없었는지, 매출을 더 올리기 위해 어떤 게 필요한지 등을 들었다. 방송을 재미있게 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홈쇼핑의 핵심은 ‘상품 경쟁력’이란 판단 때문이다.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는 매주 평균 5~6곳의 매장을 방문한다. 현장 판매 직원들이 건의하는 사항은 바로 경영에 반영하기도 했다. ‘고가 상품군 강화’가 대표적이다. “비싸도 디자인이 독특하거나 성능이 뛰어난 가전이 잘 팔린다”는 매장 직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또 전국 매장에 똑같은 상품을 넣지 말고, 상권을 파악해 상품 구색을 완전히 달리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는 지난달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사흘 만에 강원 지역 30개 점포를 방문했다. 대한스키협회 회장인 신 회장이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롯데 계열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소비자와 만나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원준 부회장은 “계열사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유통부문의 효율성을 끌어올려야 하며, 그 시작은 현장”이라고 강조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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