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삼성SDI 주가가 날개를 달았다. 중대형 배터리 사업 부문의 선전으로 올해 실적 개선 폭이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 칠레에서 리튬 개발 프로젝트 사업자에 선정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전 스토리' 쓰는 삼성SDI
삼성SDI는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6000원(3.05%) 오른 20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1주일 사이 18.77% 뛰었다. 이 기간 외국인(396억원)과 기관투자가(1303억원)의 순매수가 동시에 몰렸다. 올 1분기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낼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주가에 힘을 실어줬다. 칠레 생산진흥청이 지난 9일 삼성SDI와 포스코 컨소시엄을 리튬 개발 프로젝트 최종 사업자로 선정했다는 소식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6분기 연속 적자를 낸 삼성SDI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갤럭시노트7 단종과 갤럭시S8 출시 지연 등에 발목이 잡힌 소형 배터리 사업 부문이 주가를 짓눌렀다. 2015년 598억원이던 영업손실 규모가 2016년 9263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섰고 연간 116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규모가 4000억원대로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SDI가 올 1분기 104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659억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갤럭시S9에 들어가는 소형 배터리와 자동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판매도 늘고 있다는 게 실적 호조 전망의 근거다.

하나금융투자는 ESS 배터리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ESS 배터리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480% 늘어난 8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