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자이 개포' 분양 돌연 연기…자체 보증 중도금 대출도 무산
9일(오늘) 모델하우스를 개관하려던 '디에이치자이 개포(개포주공8단지)'의 분양 일정이 돌연 연기됐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전날 저녁 "강남구청으로부터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분양 승인이 다음주로 미뤄지면서 9일 예정됐던 모델하우스 오픈 일정도 연기됐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예비 고객들에게 문자를 발송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일부 고객들은 이날 모델하우스를 방문했다.

모델하우스 개관 날짜는 일주일 미뤄진 오는 16일로 재조정됐다. 이에 따라 청약 접수 일정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유망 분양 단지로 꼽혔던 아파트의 분양 일정이 미뤄지면서 강남구청에는 현재 관련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분양을 앞두고 제기됐던 '중도금 대출 자체보증' 역시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정부의 집단대출 규제로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자 시공사 보증으로 중도금 60% 중 40%를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VIP 설명회 등을 통해 "수요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자체 보증을 통한 중도금 대출을 추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협의를 보지 못하면서 입주민은 중도금 전체를 자체 조달해야만 하게 됐다. 다시 말해 이 단지에 입주하려면 총 분양가의 70%(계약금 10%+중도금 60%)를 부담할 수 있어야 한다. 전용 84㎡의 총 분양가가 14억원 수준일 것을 감안하면 자체 조달 비용은 9억원 이상이다.

'디에이치자이 개포' 분양 일정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단지는 당초 지난해 분양 예정이었으나 상가소유자 갈등으로 사업승인이 지연되며 일정을 연기했다. 작년 12월 강남구청으로부터 사업승인을 받고 올해 초 분양을 계획했으나 감리자 선정, 분양보증 신청 준비 등 후속절차가 늦어지며 이달까지 미뤄진 상황이다.

강남구 일원동 일대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분당선 대모산입구역 역세권 입지에 일반분양 물량도 압도적으로 많아 올해 유망단지로 꼽혔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수억원 낮게 책정되면서 지난해부터 강남권을 중심으로 불어닥친 '로또 청약' 열풍을 이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이 단지는 최고 4억원대 시세 차익이 기대되고 중도금 대출 자체 보증 가능성도 제기돼 10만 청약설까지 공공연히 제기됐다"면서 "중도금 대출이 어렵다면 청약자 수는 대거 줄고 결국 현금 부자나 자산가들, 그들만의 리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