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스타강사 박지민(닉네임 월용이)  최혁  기자
분양권 스타강사 박지민(닉네임 월용이) 최혁 기자
‘월용이’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박지민 씨(34)는 분양권 전문가다.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 ‘월용이의 부동산 일지’를 받아보는 구독자만 5700여 명에 이른다. 과열이 예상됐던 경기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의 당해 청약 미달 결과를 미리 점치면서 추종자가 부쩍 늘었다. 패션 브랜드 홍보담당자인 그는 8년차 직장인이다. 닉네임에 담긴 의미처럼 ‘월급을 용돈으로’ 쓰고 있는 그를 만났다.

▶가장 최근 수강생을 당첨시킨 사례는.

“이달 초 과천에서 분양한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에 수강생을 여러 명 당첨시켰다. 다른 전문가들은 ‘로또 청약’이라는 등 과열을 예상했지만 사실 과천 인구를 분석해 보면 당해 청약자들은 당첨이 어렵지 않은 구조였다. 과천시 인구 대비 해당 단지 청약 가능 가구 수를 추려내니 당해 청약자는 500~600명으로 좁혀졌다.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전용 59㎡에 70%가량이 쏠리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전용 84㎡의 2개 타입은 미달할 거라는 게 빤히 보였다. 과천 실거주를 생각하는 수강생들에게 전용 84㎡ A타입과 T타입 중 하나를 찍어 청약하라고 조언했다. 예상이 적중해 스스로 뿌듯했고 감사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청약 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가장 먼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마련할 수 있는 현금은 얼마나 되는지, 중도금 대출 건수 제한에 걸리지는 않는지, 나의 가점은 몇 점인지도 알아봐야 한다. 다 알아봤으면 이제 청약 대상을 찾아보면 된다.

우선 지역이다. 내가 청약하려는 단지가 조정대상지역에 있는지,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에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내가 이 지역에 청약을 넣을 수 있는지 없는지조차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다. 다음은 청약 예치금이다. 서울에 청약하려면 모집공고일까지 예치금이 300만원을 넘어야 한다. 끝으로 전매제한을 확인해야 한다. 급전이 필요해지는 등의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매제한 기간이 없거나 짧은 곳에 청약해야 한다.”

▶수강생들이 쉽게 간과하는 점은.

“자신의 가점으로 당첨되기 어려운 아파트를 노리는 거다. 가점이 50점이면 커트라인이 55점, 60점까지 예상되는 아파트에 청약하고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기는 식’이다. 그런 분들이 이상과 현실의 갭을 좁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가점 50점인 한 수강생이 커트라인이 60점을 넘는 신길뉴타운 소형 아파트에 청약하려고 한 적이 있다. 상담을 통해 설득한 끝에 50점으로 당첨 가능한 고덕 아르테온에 청약하도록 유도했고 결국 당첨됐다.

부동산 전문가 중에서도 “청약은 운에 달렸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오해다. 분석적으로 접근해 전략만 잘 짜면 당첨 확률을 배로 높일 수 있다.”

▶예비청약자들이 자주 하는 또 다른 실수는.

“보유 자산이 부족하면서도 비싼 아파트만 원하는 것이다. 보통 분양대금은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 등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요즘에는 중도금 집단대출도 40%까지밖에 안 나온다. 분양권을 유지하려면 계약금 10%와 중도금 20%를 합쳐 총 분양가의 30%를 현금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현금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에 청약하려는 수강생이 있었다. 어떤 아파트를 추천해줘야 하나 고민하던 중에 ‘휘경 해모로 프레스티지(서울 휘경1구역)’ 분양이 시작됐다. 이 단지는 계약금 10%, 중도금 40%, 잔금 50%로 구성돼 있었다. 이렇게 되면 대출로 중도금 전체를 조달할 수 있다. 흔히 보기 힘든 계약 조건이었다. 이 수강생은 자기 조건에 맞는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모집공고를 꼼꼼히 보고 수강생의 상황에 적합한 분양권을 추천해주는 것도 내 일이다.”

▶올해 주목할 만한 신규 분양 단지는.

“수도권에서는 과천지식정보타운과 하남 감일지구를 꼽을 수 있다. 서울에서는 흑석3구역과 염리3구역, 마곡지구, 당산역 상아·현대아파트 재건축 등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한다.”

▶투자 철학이 있나.

“차선책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최선만 바라보고 있다 보면 모두 놓치기 쉽다. 내가 가장 선호하는 단지가 아니더라도 나의 관심 지역 안에 있고 내 자금 사정에 맞는 단지라면 청약해보는 게 중요하다.”

▶최종 목표가 있다면.

“주변 사람들의 내 집 마련을 돕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 물려받은 것 없는 사람들에게도 집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래서 수강생들의 당첨 소식을 들으면 성취감이 크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