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 대책으로 떠오른 제대 후 군복무
“군생활을 사회와 연계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군생활도 하고, 학비도 마련할 수 있는 유급 지원병이 있습니다.”

병무청이 2015년 발행한 병역 안내서 ‘우리 아들 군대 어떻게 보낼까?’에서 유급 지원병을 소개한 내용이다. 유급 지원병은 일반 병사로 의무복무기간을 마친 뒤 별도 시험을 치르지 않고 하사로 임관해 군생활을 연장하는 복무 방식이다. 의무복무기간(21~24개월)에 하사 생활 12~15개월을 더해 총 3년을 복무한다. 정부는 2008년 군 복무기간 단축으로 인한 전투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유급 지원병을 도입했다.

전력 유지 목적으로 도입된 유급 지원병 제도가 청년 일자리 대책으로도 활용된다. 정부가 매년 모집 정원 대비 수천 명이 미달하는 유급 지원병 혜택을 강화해 사병들의 장기 복무를 유도하기로 했다. 군대를 청년층에게 각광받는 일터로 만들기 위해서란 설명이다.

수천 명 미달 인원 채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6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함께 주관한 안보간담회에서 “정부는 청년 일자리를 최우선 과제로 보고 특단의 조치를 준비 중”이라며 “군을 통해 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는 생각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와 국방부는 특단의 조치 중 하나로 유급 지원병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유급 지원병은 그동안 지원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이 2016년 국방부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11~2015년 유급 지원병 운영률은 유형에 따라 30~50% 수준에 불과했다. 유형-1(전투·기술 숙련 분야)은 2015년 정원 4074명 중 2338명, 유형-2(첨단장비 운용 분야)는 정원 2442명에서 945명만 채웠을 뿐이다. 일반 하사에 비해 낮은 급여, 장기 복무 전환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지원율이 저조한 이유로 지목된다.

정부는 연내 유급 지원병 월급을 일반 하사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유급 지원병은 지난해 기준으로 21~24개월 병사로 복무한 뒤 하사로 임관하면 월 209만원을 받는다. 하사3호봉 본봉 119만원에 장려수당 90만원을 합한 금액이다. 반면 일반 하사는 3호봉 본봉에 일반수당 107만원을 더해 월 226만원을 받는다.

정부는 또 유급 지원병을 뽑을 때 장기 복무를 전제로 선발하는 방안도 도입할 계획이다. 일반 하사는 장기 복무로 전환하는 비율이 약 40%인 반면, 유급 지원병은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전력 유지에도 필요”

유급 지원병 활성화는 지난해 발표된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과도 궤를 같이한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5년 동안 공공부문에서 일자리 81만 개를 확충하기 위해 군 부사관 2만6000여 명을 늘리기로 했다.

전력 유지를 위해서도 유급 지원병 활성화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홍용 경남대 군사학과 교수는 “정부 방침대로 의무복무기간을 18개월(육군 기준)로 줄이면 소요에 비해 병사 7만여 명이 부족해진다”며 “부족분은 유급 지원병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유급 지원병 처우 개선이 군의 전반적인 임금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병으로 복무하다 임관한 하사가 같은 호봉의 일반 하사와 동일한 월급을 받게 되면 기존 부사관들도 인상을 요구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월급 인상은 부사관뿐만 아니라 장교 군무원 등 다른 군 간부와 연계해 추진할 수밖에 없다. 정부 관계자는 “군 간부 21만여 명의 인건비가 함께 인상되면 추가 예산 수천억원이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임도원/김일규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