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스마트폰, 듣도 보도 못한 '컬러'에 꽂히다
LG전자가 새로운 색상을 입힌 스마트폰을 연거푸 내놨다. 지난달 전략 스마트폰 'V30'에 라즈베리 로즈 색상을 적용한 데 이어 이번달엔 'G6'와 'Q6'에도 새로운 컬러를 추가하는 등 이른바 '컬러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21일 이동통신 3사를 통해 '라벤더 바이올렛' 색상을 적용한 G6와 Q6를 출시한다. G6의 경우 지난 14일 '라즈베리 로즈' 모델 출시 이후 일주일 만에 새로운 색상 모델이 또 나오게 됐다.

이게 끝이 아니다. G6와 Q6는 이달 중 '모로칸 블루' 색상까지 추가한다. G6는 기존 아스트로 블랙, 아이스 플래티넘, 미스틱 화이트, 테라 골드, 마린 블루를 포함해 총 8종의 색상을 갖추게 됐다. Q6도 기존 아스트로 블랙, 아이스 플래티넘, 미스틱 화이트, 테라 골드, 마린 블루에 라벤더 바이올렛, 모로칸 블루까지 총 7가지 색상을 갖췄다.

LG전자가 새로운 색상을 추가하는 이유는 '저비용 고효율'로 요약된다. 기존 폼팩터(form factor)에 적은 비용으로 디자인 변화를 꾀하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유발시킬 수 있어서다. 여기에 소비자 기호 분석을 통해 개발된 색상을 적용하면서 판매 신장까지 노릴 수 있다. 11분기 연속 적자라는 위기에 빠진 LG전자로선 최선의 전략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가시적인 성과도 올렸다. LG전자가 지난달 22일 출시한 V30 라즈베리 로즈 모델은 V30 전체 월 판매량의 35%를 차지했다. 판매 열흘만에 성과라서 의미가 더 크다. V30의 1월 판매량도 라즈베리 로즈에 힘입어 전월보다 5% 늘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업계는 LG전자가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의 공백을 메우는데 컬러마케팅을 적극적으로 구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8'에서 프리미엄 모델을 공개하지 않는 대신 V30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이는 것과 같은 맥락이란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새로운 색상을 추가하면 소비자들은 선택지가 늘어나고 회사 차원에선 기존 제품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며 "항후 다양한 색상을 통해 고객 니즈(needs)를 충족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LG V30'의 색상을 적용한 'Q6', 'G6'
'LG V30'의 색상을 적용한 'Q6', 'G6'
LG전자보다 앞서 컬러마케팅 효과를 본 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경쟁작이 출시될 때마다 자사 제품에 새로운 색을 입히면서 소비자들의 시선을 분산시켰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 새 모델을 공개할 때 신규 컬러 모델을 내놓는 것은 삼성전자의 전략으로 굳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24일 애플 '아이폰X(텐)'이 출시되자 4일 뒤인 28일 '갤럭시S8' 버건디 레드 모델을 내놨다. 이는 앞서 '아이폰8' 출시때 '갤럭시노트8'의 추가 색상으로 메이플 골드를 내놓은 것과 연장선으로 평가받았다.

컬러마케팅은 위기 탈출에도 활용됐다. 삼성전자는 2016년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갤럭시S7'의 추가 색상을 출시하며 실적을 개선하는 반전을 이루기도 했다.

오는 25일 베일을 벗는 '갤럭시S9'에도 새로운 색상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명 트위터리안 에반 블라스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갤럭시S9가 '라일락 퍼플' '미드나잇 블랙' '티타늄 그레이' '코랄 블루' 등 네 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고 전망했다. 이 가운데 '라일락 퍼플'과 '코랄블루'는 갤럭시 시리즈 중 갤럭시S9에 처음 도입되는 색이다.

마케팅업계 한 관계자는 "컬러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컬러의 선택권을 부여하고 새로운 트렌드의 색을 제공하게 된다"며 "항상 새로움을 주는 기업이라는 이미지와 새로운 스마트폰이라는 이미지도 동시에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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