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제동' 걸린 나인원한남 "설계 변경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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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하우스 '쪼개기' 등 검토
시행사 "품질 최대한 지킬 것"
시행사 "품질 최대한 지킬 것"
서울 한남동에 고급주택 ‘나인원한남’ 개발을 추진 중인 시행사 디에스한남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분양보증을 거절당하자 설계 변경에 들어갔다. HUG 기준에 맞추려면 기존 설계안보다 훨씬 낮은 가격의 상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어서다. 정부의 분양가 제한으로 고급주택 공급이 막히면서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가격만 올리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에스한남은 HUG의 분양보증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나인원한남의 설계 변경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예비수요자들에게 약속한 품질은 최대한 지키는 범위에서 설계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에스한남은 공급면적 249㎡ 이상으로만 구성된 기존 설계안을 조정해 더 작은 면적 주택형을 내놓거나, 펜트하우스 대신 같은 면적을 둘로 쪼개 공급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디에스한남은 지난해 12월 3.3㎡당 평균 분양가를 6360만원가량(펜트하우스 포함)으로 책정해 HUG에 분양보증을 신청했다. 통상 분양보증 처리는 3~5일 안에 이뤄지지만 나인원한남은 두 달 만에 불승인 통보를 받았다. HUG는 한남동 일대 다섯 개 단지의 3.3㎡당 시세 평균의 110%를 넘지 않는 분양가를 권장하되,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가 낸 기존 최고 분양가인 3.3㎡당 4750만원 이하까지는 허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준대로라면 3.3㎡당 1600만원 가까이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 디에스한남 관계자는 “인근 시세 평균 분양가 기준은 1~2인 가구용 도심형 생활주택까지 포함해 나온 결과라서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다”며 “부득이 설계 변경을 통해 분양가를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임대 후분양’ 방식 등을 통해 HUG 분양보증을 피하는 방법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토지매입비만 6242억원에 달해 금융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공사가 예상보다 지연되면 그 기간만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조달한 공사비(9000억원)에서 발생하는 이자 지급을 감수해야 한다.
일각에선 HUG의 분양가 억제가 장기적으로는 국내 주택시장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현실적인 분양가 규제가 있는 한 상품성 높은 고급 주택을 개발하거나 혁신설계를 시도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고급주택 분양가 제한이 집값 안정에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지적도 있다. 늘어나는 고급주택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서울 인기 주거지 일반주택시장에 풍선효과가 나타난다는 이유에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급주택 공급을 어렵게 해 고액 자산가들이 돈 쓸 구멍을 막으니 희소성이 높아진 강남 아파트 가격만 뛰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디에스한남은 HUG의 분양보증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나인원한남의 설계 변경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예비수요자들에게 약속한 품질은 최대한 지키는 범위에서 설계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에스한남은 공급면적 249㎡ 이상으로만 구성된 기존 설계안을 조정해 더 작은 면적 주택형을 내놓거나, 펜트하우스 대신 같은 면적을 둘로 쪼개 공급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디에스한남은 지난해 12월 3.3㎡당 평균 분양가를 6360만원가량(펜트하우스 포함)으로 책정해 HUG에 분양보증을 신청했다. 통상 분양보증 처리는 3~5일 안에 이뤄지지만 나인원한남은 두 달 만에 불승인 통보를 받았다. HUG는 한남동 일대 다섯 개 단지의 3.3㎡당 시세 평균의 110%를 넘지 않는 분양가를 권장하되,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가 낸 기존 최고 분양가인 3.3㎡당 4750만원 이하까지는 허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준대로라면 3.3㎡당 1600만원 가까이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 디에스한남 관계자는 “인근 시세 평균 분양가 기준은 1~2인 가구용 도심형 생활주택까지 포함해 나온 결과라서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다”며 “부득이 설계 변경을 통해 분양가를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임대 후분양’ 방식 등을 통해 HUG 분양보증을 피하는 방법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토지매입비만 6242억원에 달해 금융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공사가 예상보다 지연되면 그 기간만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조달한 공사비(9000억원)에서 발생하는 이자 지급을 감수해야 한다.
일각에선 HUG의 분양가 억제가 장기적으로는 국내 주택시장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현실적인 분양가 규제가 있는 한 상품성 높은 고급 주택을 개발하거나 혁신설계를 시도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고급주택 분양가 제한이 집값 안정에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지적도 있다. 늘어나는 고급주택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서울 인기 주거지 일반주택시장에 풍선효과가 나타난다는 이유에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급주택 공급을 어렵게 해 고액 자산가들이 돈 쓸 구멍을 막으니 희소성이 높아진 강남 아파트 가격만 뛰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