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멕스의 온라인 및 홈쇼핑 판매 자회사 오코멕스의 신시열 대표는 18일 “온라인 마케팅과 영업에 주력해 원조 주방용품회사인 코멕스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코멕스제공
코멕스의 온라인 및 홈쇼핑 판매 자회사 오코멕스의 신시열 대표는 18일 “온라인 마케팅과 영업에 주력해 원조 주방용품회사인 코멕스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코멕스제공
코멕스산업은 국내 1세대 주방용품 제조업체다. 페트병을 헹궈 물병으로 재활용하던 1980년대 입구가 넓은 플라스틱 물통을 처음 개발했다. 요즘 흔히 사용하는 반찬통과 같은 플라스틱 밀폐용기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해외시장도 가장 먼저 개척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락앤락 삼광글라스 등 후발주자에 밀려난 뒤 장기간 정체를 겪었다. 고민하던 창업주 구자일 대표는 최근 ‘뉴 코멕스’를 위한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온라인 및 홈쇼핑 판매 자회사 오코멕스를 설립하고, CJ오쇼핑 출신인 마케팅 전문가 신시열 대표를 영입했다. 원조 주방용품회사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코멕스산업, 온라인·홈쇼핑으로 재도약 노린다
◆주방용품 쇼핑몰 1위 목표

신 신임 대표는 18일 “코멕스는 뛰어난 기술력을 비롯해 좋은 품질의 제품, 오랜 역사와 노하우, 장인정신을 지닌 저력 있는 회사”라며 “그동안 부족했던 온라인 마케팅과 영업, 홍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몰인 ‘코멕스몰’을 3년 안에 국내 1위 주방용품 쇼핑몰로 키워 락앤락몰(현재 1위인 락앤락의 온라인몰)을 따라잡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주방용품업체가 특정 분야의 유통을 담당하는 별도 법인을 세운 것은 코멕스가 처음이다.

이를 위해 프리미엄 주방용품을 새로 출시하고 다른 분야의 회사들과 협업하며 다양한 생활용품 및 인테리어 소품까지 제품 라인업에 추가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의 플랫폼도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재미있고 친근한 쇼핑몰’로 다가가기 위해서다. 락앤락 해피콜 등이 꽉 잡고 있는 홈쇼핑 방송에도 공격적으로 나선다. 신 대표는 “대대적인 정비를 통해 5년 내 온라인 및 홈쇼핑 판매 매출을 500% 성장시킬 것”이라며 “급변하는 유통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해 2020년까지 전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점 많은 저력 있는 회사”

코멕스산업의 모태는 구 대표가 1971년 설립한 유아용품업체 크로바상사다. 1980년대 신선도를 오래 유지하는 바이오 공법을 적용한 ‘바이오탱크’ 물통을 개발해 ‘약수터 물병’이란 별명을 얻으면서 히트를 쳤다. 밀폐용기의 원조 ‘바이오킵스’ 역시 큰 인기를 누렸다. 항균 기능을 넣은 고무장갑도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하지만 코멕스 밀폐용기로 자녀 도시락을 싸고 코멕스 고무장갑으로 설거지하던 주부는 이제 할머니가 됐다. 청년층은 코멕스를 잘 모른다. 젊은 주부들에게도 제품력을 인정받는 게 과제다.

이 회사는 고집스럽게 ‘국내 공장’을 고수한다. 생산비가 저렴한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옮기는 것은 생각해본 적 없다. 품질 높은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으로 해외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구 대표는 “그동안 프랑스 독일 등 주방용품의 본고장 격인 유럽에 집중하다 보니 확 커진 신흥시장을 놓친 게 패착 중 하나”라며 “조금 늦긴 했지만 중국 중동 동남아 등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소재 분야에 꾸준히 투자하며 항균 플라스틱을 비롯해 스테인리스, 유리 등 다양한 밀폐용기를 출시해 온 코멕스는 소재와 형태 등을 확 바꾼 차세대 주방용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뛰어난 제품들도 적극 소개할 계획이다. 구 대표는 “주방용품 외길만을 걸어온 원조회사의 영광을 되찾겠다”며 “올해 ‘한 번 일을 내 보자’는 각오로 뛰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