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산업용 로봇 생산이 본격적인 ‘도약’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등을 중심으로 산업용 로봇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올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의 산업용 로봇 매출이 10조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로봇공업회는 2018년 일본 업체들의 산업용 로봇 매출이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나 사상 처음으로 1조엔(약 9조5779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다른 산업용 로봇 기업 협회인 일본공작기계공업회는 일본 로봇 생산업체들이 2년 연속 사상 최대 규모 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 주요 산업용 로봇 생산업체는 ‘공전의 호황’에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전년 대비 30% 넘게 매출이 증가한 화낙은 올해도 가파른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나바 요시하루 화낙 회장은 “생산 설비를 풀가동해 최대한 만들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가기 힘들다”며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9000억엔(약 8조6219억원)에 달한 회사 전체 매출도 3~5년 안에 2조엔대로 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시모토 야스히코 가와사키중공업 로봇비즈니스센터장은 “주문은 계속 늘고 있고, 불안 요인은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인력 부족과 임금 상승 현상이 널리 퍼지면서 공장 자동화 수요가 늘어난 덕에 산업용 로봇 판매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용 로봇 수요처도 스마트폰 제조공장, 서버, 인공지능(AI) 스피커, 전기자동차용 부품 조립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해외 수요가 늘면서 화낙은 이바라키현 지쿠세이시에 630억엔(약 6035억원)을 투입해 월 4000대 규모의 새로운 로봇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회사의 생산능력은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쓰비시중공업도 올 6월부터 중국에서 로봇 생산을 시작해 전년 대비 생산 규모가 1.5배가량으로 커질 전망이다. 야스카와전기도 중국 등지에서 생산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일각에서 최대 성장 시장인 중국시장의 상황이 나빠지면 수요가 갑작스럽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지만, 본격적인 시장 성장의 초입에 있다는 것이 일본 업체들의 분석이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