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벤처기업인 누리텔레콤의 조송만 회장은 스마트홈사업과 해외시장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1세대 벤처기업인 누리텔레콤의 조송만 회장은 스마트홈사업과 해외시장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1세대 벤처기업인 누리텔레콤이 원격검침인프라(AMI)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스마트홈사업에 본격 나선다. 누리텔레콤은 내년에 자회사 모임스톤을 통해 AI 기능을 내장한 인터넷 전화기를 내놓는다. 회사의 AMI 구축사업과 연계해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분석하고 전기 사용량을 제어하는 여덟 종의 전화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조송만 누리텔레콤 회장은 26일 “모임스톤 인수, 해외사업 호조 등으로 올해 매출이 사상 최대인 11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내년에는 해외 시장 확장과 함께 신사업 연구개발(R&D)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홈사업 진출

누리텔레콤, AI 원격검침인프라로 스마트홈 진출
누리텔레콤은 AMI 시스템 개발과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컴퓨터와 통신기술을 이용해 중앙검침센터에서 자동으로 각 가구의 사용량을 검침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전기, 가스, 수도 요금 징수 시 검침원이 계량기를 보고 사용량을 기록해야 하는 비효율을 줄일 수 있고 누전 등과 같은 자원 낭비를 예방할 수 있다. 대우통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인 조 회장이 1998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조 회장은 AMI 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그는 “AMI 구축망을 활용하면 에너지 사용량을 패턴화해 관리할 수 있어 화재 예방과 방범이 가능하고 가전제품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조명, 냉난방 등을 원격 제어하는 스마트홈 시대를 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221억원을 투자해 모임스톤을 인수한 것도 사물인터넷(IoT)사업 확대를 위해서다. 모임스톤은 국내 유선 인터넷전화기 시장에서 9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1위 업체다.

누리텔레콤은 내년에 AI 기능을 적용한 인터넷전화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는 “사무실에서는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자동으로 인지해 출근 시간에 맞춰 냉난방기와 조명 등을 켜주는 기능이, 가정에서는 깜빡 잊고 켜놓고 나온 전자기기를 전화 한 통으로 꺼주는 기능 등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며 “직장인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은 사무실이고 사무실에선 여전히 유선전화가 쓰이기 때문에 시장 확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외 매출도 성장 기대

누리텔레콤은 AI 전화기를 해외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인터넷전화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아프리카를 노린다. 조 회장은 “가나만 보더라도 최근 인터넷전화 규제가 풀리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아프리카는 전기를 몰래 훔쳐 쓰는 사람이 많아 전기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AI 전화기 수요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텔레콤은 2013년 온라인 선불식 AMI 시스템을 개발,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했다.

누리텔레콤은 주력인 AMI사업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노르웨이 소리아프로젝트 등 2018년 해외 수주 잔량만 430억원 선이고 내년에는 가나 이집트 파키스탄 등에서 추가로 수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전력이 내년 400만 대, 2019년 520만 대, 2020년 550만 대의 AMI를 보급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AMI는 10년 단위로 교체 수요가 있고 유지·보수도 필요하다”며 “아직 보급률이 낮은 편이어서 연매출 1조원 달성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