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본사 사옥 (사진=한국경제 DB)
미래에셋대우 본사 사옥 (사진=한국경제 DB)
미래에셋대우가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기자본을 8조원 이상으로 확충한다.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서 종합투자계좌(IMA)와 부동산 담보신탁까지 업무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수준의 자기자본 규모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금융그룹 계열사의 내부거래 관련 조사에 착수하면서 초대형 IB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 인가가 중단된 상황인 만큼 미래에셋의 계획에는 다소간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우선주 1억3084만2000주를 새로 발행해 내년 1분기까지 7000억원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구주주와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한 후 실권주에 대해서는 일반공모를 진행한다.

내년 1분기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현재 720%인 미래에셋의 레버리지 비율은 660%대로 낮아진다. 또한 9월 말 기준 7조3300억원인 자기자본이 8조원을 넘겨 초대형 IB 중 IMA와 부동산 담보신탁까지 업무범위를 넓힐 수 있는 자본 규모를 달성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글로벌 IB 전략 추진을 위해 세운 목표인 '2020년 자기자본 10조원' 달성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IMA 등에 초점을 맞춘 결정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확충된 자기자본을 활용해 글로벌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국내외 우량자산 투자를 확대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지난해 말 6조6700억원이던 자기자본을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각, 업계 최대 규모의 실적을 통해 올해 9월 말 현재 7조3300억원으로 증대시킨 바 있다"며 "이후에도 글로벌 IB로 성장하는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파트너에게 자사주 매각, 영업실적 확대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자기자본 추가 확충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7월 금융당국에 신청한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사가 보류됐다고 이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발행어음은 초대형IB 대상인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에 허용된 업무로, 증권사나 종합금융회사가 영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회사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일반투자자에게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사업을 시작한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내년에 단기어음 인가를 받을 2호 후보사 중 한 곳으로 점쳐지고 있었다. 그러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시행규칙 제38조에 따라 공정위 조사가 끝날 때까지 인가 절차가 중지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일가가 최대주주인 부동산관리회사 미래에셋컨설팅 등과 관련, 일감몰아주기 등 내부거래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