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반도체업황 부진 전망에 급락했던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국내 증권업계에선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의 하락세에도 삼성전자가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하루 만에 반등한 삼성전자… 국내 증권사들 "반도체 업황 우려 과도"
삼성전자는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만2000원(1.22%) 오른 266만4000원에 마감했다. 모건스탠리가 삼성전자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바꾸고 목표주가를 떨어뜨리면서 전날 5.08% 떨어졌지만 하루 만에 반등했다. 모건스탠리는 전날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세가 시작됐고 D램 공급 부족도 내년 1분기부터 해소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국내 증권업계에선 공급 증가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은 시장에서 예견됐던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사이클 정점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됐다”며 “반도체 가격 하락을 반영해도 내년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15%, 57%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시적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 후 삼성전자 주가가 5% 이상 하락한 7번 중 6번은 1주일 만에 주가가 상승 반전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도 이 같은 의견에 동조했다. 글로벌 IB인 골드만삭스는 이날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 의견(목표가 352만원)을 유지하는 보고서를 냈다. 골드만삭스는 “상승 중인 D램 가격과 안정적인 낸드플래시 가격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까지 새 성장동력이 되고 있어 상승 전망을 거둘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일부 펀드매니저 사이에선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의 주도주 자리를 계속 이어갈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아직까지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의 성장성을 넘어설 만한 업종이 없다”며 “내수주 등으로 순환매가 일어날 수 있지만 IT업종이 주도주 자리를 빼앗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언 대신자산운용 리서치운용본부 팀장은 “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면 배당수익률(주당배당금/주가×100)이 3%대로 높아지기 때문에 꾸준한 현금흐름이 필요한 인컴펀드가 매수에 나서 급격한 주가 하락을 막을 것”이라며 “다만 큰 폭의 상승보다는 가치주 성격을 띠면서 완만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주가 상승률이 높지 않았던 내수주를 중심으로 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피해 업종이 시장을 이끄는 새 주도주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동현/김우섭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