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린 스페인이 아니다” >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27일(현지시간) 독립공화국 선포안을 가결한 후 카탈루냐 주민들이 바르셀로나 거리로 나와 환호하고 있다. 바르셀로나EPA연합뉴스
< “우린 스페인이 아니다” >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27일(현지시간) 독립공화국 선포안을 가결한 후 카탈루냐 주민들이 바르셀로나 거리로 나와 환호하고 있다. 바르셀로나EPA연합뉴스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추진해온 카탈루냐가 27일(현지시간) 독립을 공식 선언했다. 스페인 상원도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자치권을 일부 박탈하는 헌법 155조 발동안을 승인하면서 카탈루냐와 스페인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전체회의에서 무기명 표결로 독립공화국 선포안을 통과시켰다. ‘카탈루냐가 공화국 형태의 독립국가임을 선포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에 자치의회 전체 의원 135명 중 72명이 찬성했고 10명이 반대, 2명은 기권했다.

하지만 이번 선언은 상징적인 의미를 얻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표결 시작 전에 분리독립에 반대해온 국민당, 사회당 등 정당 소속 의원들이 표결 참여 거부를 선언하고 회의장을 떠난 것도 스페인 정부와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지난 1일 주민 투표를 통해 사실상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선언했으나 스페인 정부는 해당 투표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카탈루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날 전체회의를 소집한 스페인 상원은 카탈루냐 자치의회의 독립선포안 가결 직후 헌법 155조 발동안을 찬성 214표, 반대 47표의 압도적 표차로 의결했다. 스페인 정부는 조만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 등 자치내각 각료 전원을 해임하고 카탈루냐 재정·경찰을 직접 통제한다. 1975년 프란시스코 프랑코 독재정권 종식 후 민주주의를 회복한 스페인에서 불복종하는 자치정부를 상대로 정부가 헌법 155조를 발동해 자치를 강제로 중단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앞서 상원에 출석해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자치권 박탈을 결정해달라고 요청한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일단 사태 진정에 나섰다. 라호이 총리는 카탈루냐 자치의회의 독립선포안 가결 소식이 알려진 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모든 스페인 사람들이 진정해주기 바란다”며 “카탈루냐의 법치는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