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맥] 글로벌 표심, 경제성과보다 미래 비전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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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선거 치른 국가들의 투표행태 분석
오스트리아·뉴질랜드·프랑스 국민 30대 지도자 선출
과거와 단절, 선명한 공약, 강력한 리더십이 먹혀들어
극우민족주의로 치달을 위험성도 항상 잠복하고 있어
오춘호 선임기자·공학박사
오스트리아·뉴질랜드·프랑스 국민 30대 지도자 선출
과거와 단절, 선명한 공약, 강력한 리더십이 먹혀들어
극우민족주의로 치달을 위험성도 항상 잠복하고 있어
오춘호 선임기자·공학박사
![[뉴스의 맥] 글로벌 표심, 경제성과보다 미래 비전을 택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710/07.14213004.1.jpg)
지난 22일 치러진 체코 총선에선 안드레이 바비스 체코 아노당(ANO·긍정당) 대표가 총리직을 거머쥐었다. 동시에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대승한 아베 신조 총리와 바비스 총리는 태어난 해와 달이 1954년 9월로 같다. 아베 총리는 전형적인 정치가의 길을 걸어왔지만 바비스는 기업인으로 성공했다.
![[뉴스의 맥] 글로벌 표심, 경제성과보다 미래 비전을 택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710/AA.15038664.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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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젊은 정치인 주목
비주류 정치인과 젊은 정치인들에게 유권자들의 표심이 움직이고 있는 건 최근 주목되는 현상이다. 21세기 새로운 정치 지형의 구현이라는 평가도 있다. 무엇보다 이들이 내세우는 개혁과 혁신, 21세기 국가 비전에 유권자들은 매혹된다. 쿠르츠 총리 내정자는 후보 시절 “단지 선거 승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스트리아를 최강국으로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후보 시절 줄곧 희망과 미래를 얘기하고 ‘위대한 프랑스’를 주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인 ‘미국 우선주의’도 이런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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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둘을 완전히 떼어놓을 수는 없지만 지금 유권자들은 이전의 정치가와 단절하고 선명한 공약과 강력한 리더십으로 21세기를 꾸려간다는 후보에 방점을 찍고 있다. 미국과 EU 경기는 지속 회복되고 있다. EU 전체 실업률도 2008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하지만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와 후보 선택 시 상관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제조업 고용 감소의 두려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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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유권자는 따라서 당장 현재의 복지정책 등 이전 정권의 성과를 평가하기보다 아예 과거와 단절하고 미래에 대한 강한 비전을 제공하는 후보자들에게 표를 찍고 있다. 개인 비리 의혹에 시달린 아베 총리를 신뢰하지 않지만 국가의 비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자민당을 찍은 일본 유권자들의 표심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결국 제조업이 가져오는 경제적 불안감을 해소하는 후보에 유권자들의 마음이 돌리고 있다는 추론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문제는 이들 정치가가 대부분 연정 구성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은 물론 체코나 오스트리아 등도 연정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질랜드는 선거에서 1당에 오른 정당이 연정 구성으로 인해 오히려 두 번째 정당에 총리 자리를 내줬다. 지난 3월15일 총선을 치른 네덜란드는 지난 10일 연정 구성을 마무리 지었다. 총선 이후 208일 만에 사실상의 ‘무정부 상태’가 끝났다. 연립정부는 의견이 맞지 않을 때 의안이나 법안을 강력하게 추진하지 못한다. 미래에 승부를 낼 결정을 섣부르게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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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정당 등의 문제도 심각하다. 마크롱이 레퓌블리크 앙마르슈(공화국전진)당을 만들고 바비스가 아노당을 만들었지만 이 같은 정당의 영속성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앙마르슈와 같은 정당이 1900년 이후 프랑스에서 14개나 나타났지만 현재 남아 있는 정당은 3개뿐이다. 평균 34년의 역사만 가지고 있다. 결국 정치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고 천국행 티켓은 없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독일의 극우정당인 AfD(독일인을 위한 대안)정당 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체코의 아노당이나 오스트리아 국민당도 우파 민족주의 색채를 띠고 있다. 전망적 투표의 함정이 고스란히 표출되고 있다. 새로운 파시즘이 출현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오춘호 선임기자·공학박사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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