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수출입은행장 "대우해양·성동조선 갈 길 멀어…선수금환급보증 발급기준 완화를"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사진)은 정상화 작업을 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성동조선을 두고 “둘 다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은 행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수출입은행 국정감사에서 “대우조선은 지난 국감 때보다는 상황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고, 성동조선은 수출 가능성도 없고 경쟁력이 약해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의원들은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수차례에 걸쳐 대우조선에 자금을 지원했는데도 경영지표가 거의 개선되지 않은 점을 두고 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대우조선에 추가경정예산을 집행하면서 더 이상의 지원이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결국 또 지원했다”고 꼬집었다.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도 “대우조선에 1조2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30년 만기의 연 1% 금리로 발행한 것은 사실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성동조선에 대해서도 같은 지적이 잇따랐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당초 저가수주 방지시스템을 통해 성동조선의 추가 부실을 막겠다고 해놓고 결국엔 저가수주를 허용했다”며 “스스로의 원칙을 깨면서 성동조선에 ‘링거’를 꽂아 연명시켜온 격”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구조개혁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다 무너져가는 기업이 여전히 고연봉을 받으면서 버젓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국민이 알면 분노할 것”이라며 “조속히 구조개혁안을 마련해서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은 행장은 조선업 지원 방향과 관련해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은 행장은 “선가가 역사적 저가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중국 등과의 수주 경쟁에 밀려 산업 자체가 흔들릴 우려가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성동조선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은 행장은 “12월까지 건조된 선박은 다 인도될 예정이고, 내년에 새롭게 선박을 지을지를 두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