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 가시화되면서 증권업계는 새로운 투자 아이디어를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은 물론 빅데이터, 모바일 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로봇 등의 영향으로 산업 전 분야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최근 KB증권은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래 비즈니스 모델의 장점을 분석했다.

온·오프라인을 자유롭게 이어주는 초연결성, 여러 데이터를 집적해서 이용하는 융합성, 개별 서비스 수요자에게 자동으로 맞춰지는 적합성 등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초연결성과 융합성 등은 여러 사람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며 “기업 생산 효율성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는 효과를 예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식시장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수혜주로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한 스마트카와 함께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주목하고 있다. 플렉시블 OLED 패널은 스마트카의 차량용 정보안내디스플레이(CID)나 리어뷰미러(후방거울) 등에 사용된다. 플렉시블 OLED 분야는 글로벌 시장을 독점한 삼성전자가 수혜주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플렉시블 OLED를 내년부터 접히는(폴더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사용해 제품 외형(폼팩터)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택배산업에도 4차 산업혁명 물결이 일고 있다. IoT 기술은 택배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배송 상황을 알 수 있게 해주면서 서비스를 개선해준다. 국내 택배주 중에선 CJ대한통운이 사내 종합물류연구소를 통해 물류 로봇과 IT를 개발하고 있다. 입고·출고·재고 조사 등 작업을 자동화한 ‘MPS시스템’은 이미 물류센터에 적용돼 작업 시간을 평균 40% 정도 단축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틸리티 업종에서는 IoT 기반의 원격검침시스템(AMI) 전문업체인 누리텔레콤이 KB증권의 추천 목록에 올랐다. AMI는 단순한 전기 사용량 검침을 넘어 개별 소비자의 전력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 수급 계획까지 짤 수 있어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구축에 필수 요소로 꼽힌다. KB증권은 이 밖에도 만도(자동차) 이마트(유통) CJ제일제당(식품) 마크로젠(제약·바이오) 포스코(철강) 등이 각 업종에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