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더투에이치 대표 "놀이기구서 스타워즈 체험하게 될 것"
“시종일관 부수는 영화 ‘트랜스포머’처럼 원초적이면서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4차원(4D) 가상현실(VR) 콘텐츠를 만들려고 합니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특수효과 감독으로 활약하다 최근 국내로 활동무대를 옮긴 이승훈 더투에이치 대표(47·사진)는 “VR 콘텐츠는 언어와 문화 장벽에서 자유로워 상품성이 뛰어나다”며 “우선은 오콘의 4D 체험 놀이기구인 ‘스마트라이더’ 기술을 200% 활용할 수 있는 4D VR 콘텐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동용 애니메이션 ‘뽀로로’ 제작사인 오콘은 지난달 자회사로 3D 전문 콘텐츠 회사인 더투에이치를 설립하면서 이 대표를 영입했다. 그는 미국 할리우드 특수효과 전문회사인 인더스트리얼라이트앤드매직(ILM)에서 특수효과 감독으로 15년 동안 일했다. 그가 ILM에서 맡은 직책은 크리처 슈퍼바이저(creature supervisor). 1000여 명이 함께 특수효과 제작에 참여하는 ILM에서도 7명 정도밖에 없는 막중한 자리다. 영화에 나오는 가상의 괴물이나 로봇의 제작과 움직임 등을 총괄한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 ‘레버넌트’에 등장한 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속 악당 로봇이 그의 작품이다. 스타워즈 시리즈 제작에도 참여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3’는 물론 지난해 개봉한 ‘스타워즈: 로그원’에서 대규모 우주전투 장면을 도맡았다. 이 대표는 “스타워즈의 열렬한 팬이기 때문에 ILM은 내게 꿈의 직장이었다”며 “꿈의 직장에서 일하며 스타워즈의 자막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으니 꿈에 그리던 모든 걸 이룬 셈”이라며 웃었다. 그는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의 인기 놀이기구 ‘트랜스포머’ 제작을 감독한 경험도 있다.

그러던 그가 꿈의 직장을 떠나 더투에이치로 온 것은 20년 전 김일호 오콘 대표와의 인연 때문이다. 1996년 오콘이 수주한 첫 영상작품을 제작한 사람이 이 대표다. 그는 “하고 싶던 모든 걸 해보고 나니 ILM에서도 점차 매너리즘이 찾아왔다”며 “더투에이치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일이 다시 나를 두근거리게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콘의 스마트라이더는 기존 4D 체험장비보다 회전축이 한 개 더 많은 것이 특징이다. 축 세 개가 움직이기 때문에 통째로 뒤집어지기까지 한다. 올해 말 정식 출시할 예정으로 대형 쇼핑몰, 놀이동산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스마트라이더에 적용할 4D 콘텐츠로 대규모 우주전투 등을 구상하고 있다”며 “영화 스타워즈에서 공중전 제작에 참여한 경험을 최대한 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4D 콘텐츠는 국경이 없는 글로벌 상품”이라고 말했다. 대사가 나오지 않아 언어 장벽도 없고 3~4분 안에 비행, 레이싱 등 강렬한 경험만을 전달하기 때문에 문화 차이도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예술성이 뛰어난 콘텐츠를 내놓고 싶은 욕심은 없다”며 “말초적인 감각으로 세계인이 가장 짜릿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판교=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