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사히 분석…"군사력 행사는 韓은 물론 日에도 큰 타격"

북한의 6차 핵실험 강행에 따라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의 조치로 대북 압력 강화, 대화 노선 선회, 군사력 행사 등 3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지만 모두 한계가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4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우선 한미일은 전날 북한의 핵실험 이후 대북 추가 제재 등 압력 강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카드의 핵심은 북한 경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석유 수출 금지 및 제한이다.

실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이날 통화에서 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 금지·제한을 포함해 북한에 한층 엄격한 제재를 부과하도록 공조해 나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중국과 러시아의 동참이 없으면 이 카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북핵실험에 대해 "단호히 반대하며 강하게 규탄한다"는 내용을 발표했지만, 실상 중국은 대북 석유 금수에는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석유 금수를 할 경우 북한 주민 생활에 타격을 줘, 사회가 불안해지면서 체제가 흔들려 대량의 난민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미국은 또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국영 기업에 대한 독자 제재를 검토하고 있으나 중국의 반발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북 압력강화·대화노선·군사력행사 카드 모두 한계"
두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미일간 대화를 통한 해결이다.

실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면서 미국 내에서도 대화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무력행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우리는 항상 협상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대화론이 대두되는 배경이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한반도와 북한의 장래에 관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을 시야에 두고 평화적 압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언급했던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문제는 북한과 일본이 대화의 장을 만드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은 핵·미사일 개발의 포기를 요구하고 있고, 북한은 체제 보장을 확실히 하기 위해 주한미군 축소·철수를 요구하고 있어서 절충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 본토에 도달하는 핵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 때까지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핵탑재 ICBM이 북한의 안전보장에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미국내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는 한국과 일본 내에서 핵무장론을 불러오면서 동아시아에 '핵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북한이 핵탄두 ICBM을 완성한 뒤 북미간 대화가 이뤄지면 북한이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며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 및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수도 있지만,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대북 압력강화·대화노선·군사력행사 카드 모두 한계"
마지막 카드로 북한에 대한 군사력 행사를 상정할 수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북한이 괌 주변 해상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하자 "군사적 해결 준비도 완료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만일 미군이 대북 군사행동을 단행한다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무기와 미사일을 파괴하기 위한 작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작전계획(작계) 5015'에 따라 북한의 반격을 막기 위해 양측 군이 동시에 공격하게 된다.

스텔스기로 북한의 통신·레이더 시설을 파괴한 뒤 전략폭격기 등을 사용해 순식간에 북한을 제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본토가 공격받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공격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미군 관계자도 아사히신문에 "핵·미사일 시설 등을 겨냥해 공격을 해도 북한의 반격으로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 피해가 발생하면 전면전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신중론을 견지했다.

실제 북한은 핵화학무기, 1천발이 넘는 탄도미사일 등의 대량살상무기, 휴전선을 따라 배치한 300~400문의 장사포 등의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휴전선에서 50㎞가량 떨어진 서울로 보복공격을 하게 되면, 한미가 1시간만에 6천~7천발 이상의 화력을 투입해 이들 무기의 절반을 무력화한다고 해도 서울의 5~7% 정도가 파괴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또 군사력 행사에 앞서 한국 거주 미국인들을 소개할 경우 한국은 물론 일본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쉽게 사용할 수 없는 카드라고 아사히신문은 지적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