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은행권에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출범 한 달도 채 안 돼 300만 명에 가까운 가입자를 끌어모으며 기존 은행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기존 은행들은 카카오뱅크의 저금리 대출, 낮은 수수료 등에 대응하기 위해 잇달아 대출금리와 수수료를 낮추고 서비스 수준도 높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이달 23일 현재 291만 개 계좌가 개설됐다고 24일 밝혔다. 카카오뱅크에 들어온 예·적금은 1조8000억원, 카카오뱅크가 내준 대출금은 1조2900억원이다. 체크카드 발급 신청도 204만 건에 이른다.

카카오뱅크는 최저 금리가 연 2.83%로 시중은행에 비해 0.5%포인트 이상 싼 파격적인 대출 상품을 내세웠다. 해외 소액 송금 수수료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통해 1초 만에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내놨다. ‘편하고 빠르고 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소비자가 몰렸다. 이 과정에서 대출 신청이나 체크카드 발급, 배송 등 일부 서비스가 지연되는 문제점이 나타났다. 출범 한 달도 안 돼 3000억원인 자본금을 8000억원으로 늘리는 유상증자도 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가 폭발적 인기를 끌자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대출 금리와 수수료를 내리기 시작했다. 신한 국민 우리 KEB하나 등 주요 시중은행의 직장인 신용대출 평균 최저금리는 지난 3월 말 연 3.17%에서 이달 23일 연 2.92% 수준으로 하락했다. 해외 송금 수수료도 최대 90% 인하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