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에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의 차이(괴리율)를 반드시 넣어야 하는 괴리율 의무 표기 시행(9월1일)을 앞두고 괴리율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목표주가를 큰 폭으로 낮추면서도 ‘매수’를 외치는 유체이탈식 투자의견 제시는 여전했다. 증권업계에서 목표주가 뻥튀기뿐 아니라 형식적인 내부 심의와 기업 눈치 보기 관행도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낮아진 괴리율

목표주가 20% 낮추면서도 '매수' 의견… '유체이탈' 증권사 보고서 여전하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제시한 266개 종목의 괴리율은 28.64%였다. 현재가가 1만원인 종목의 목표주가를 1만2864원으로 책정했다는 의미다. 올 1월 금융감독원이 보고서에 괴리율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하겠다고 예고하기 전인 작년 12월만 해도 괴리율은 55.52%(239개 종목)에 달했다.

목표주가 20% 낮추면서도 '매수' 의견… '유체이탈' 증권사 보고서 여전하네
그동안 증권사는 6개월이나 12개월 예상 목표주가만 추정해 표기했다. 다음달부터는 보고서에 괴리율도 추가해야 한다. 담당 애널리스트의 예측이 얼마나 정확했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 만큼 괴리율 수치는 갈수록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괴리율은 줄었지만 목표주가와 따로 가는 투자의견은 변함이 없었다. 이달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20% 이상 낮춰 잡은 44개 종목 중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바꾼 것은 8개에 불과했다. 대부분 애널리스트가 악재가 있거나 업황이 좋지 않은 종목의 눈높이를 낮추면서도 투자자에게는 ‘살 만하다’고 권하고 있는 셈이다.

NH투자증권은 방산비리 의혹이 불거진 한국항공우주(KAI) 목표가를 9만9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도 ‘매수’ 의견을 내놨다. 현대차투자증권은 BGF리테일(목표주가 하향률 -37.65%), 동부증권은 CJ CGV(-25.00%), KB증권은 백광산업(-24.44%)에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매수’ 일색 관행도 바뀔까

올해 증권사들이 낸 1만6403건의 보고서 중 매도 보고서는 단 9건이었다. ‘팔자’ 의견을 낸 증권사는 케이프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 단 두 곳뿐이었다. ‘중립’ 의견(1601건) 비중도 9.76%에 그쳤다. ‘의견 없음’(1749건)을 제외하면 전체의 79.52%가 매수(1만3044건) 의견이다.

금융감독원은 ‘매수’ 일색인 보고서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내부 보고서 검수팀을 강화하고 투자의견 조정 등을 논의하는 심의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다. 또 외부 간섭과 증권사의 눈치 보기를 막기 위해 보고서 발간 후 내용 수정 시 이유와 내역을 모두 기록하도록 했다.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애널리스트들이 탐방과 분석을 통해 소신을 갖고 주가를 전망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지나친 괴리율이나 투자의견 쏠림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