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노트8 공개에도 주가 미지근…부품주 선방하는 이유는?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최대 기대작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을 공개했지만 24일 주가 반등폭은 크지 않았다. 최근작인 '갤럭시S8'과 비교해 기능의 변화가 크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이 증권가에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신제품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초로 듀얼 카메라가 장착됐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관련 부품주는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기 자화전자 옵트론텍 등이 상승세를 보였다.

◆ 갤노트8 기대 못미쳐…이재용 선고 하루 앞으로

이날 오후 2시4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4000원(0.17%) 오른 237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내내 하락세를 이어가던 주가는 오후들어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 뉴욕 파크애비뉴 아모리에서 갤럭시노트8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10월 배터리 발화 문제로 출시 50여 일 만에 단종된 갤럭시노트7의 후속작이다.

시장에서는 그간 갤럭시노트8이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흥행작이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제품 공개 후 투자업계에서는 스펙(부품 성능) 변화가 기대치에 다소 못미쳤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듀얼카메라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4월에 출시되었던 갤럭시 S8 대비 큰 변화가 없어 기대치 대비 아쉬운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다음날 이 부회장의 선고가 내려진다는 점도 주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오는 25일 이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전자의 전·현직 임원의 뇌물 혐의 등에 대한 1심 선고가 예정돼있다. 앞서 특검은 이 부회장에 징역 12년, 다른 피고인들은 각 징역 7년∼10년을 구형한 바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황이 삼성전자에 우호적이지는 않기에 뉴스에 따라 주가는 짧지만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지난 7일 특검이 이 부회장에 12년을 구형하며 오너리스크가 재부각됐다"며 "오는 25일 선고를 지켜봐야한다"고 조언했다.

◆ 듀얼 카메라 부품주 '주목'

다만 듀얼 카메라 부품주는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다. 갤럭시노트8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듀얼 카메라가 장착되면서 듀얼 카메라 시장의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8에서 가장 주목해야하는 것은 삼성 스마트폰 최초로 적용된 듀얼 카메라”라며 듀얼 카메라 시장의 급성장이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렌즈가 2개인 듀얼 카메라는 넓은 각도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LG전자와 애플은 각각 G6와 아이폰7 플러스 등에 듀얼 카메라를 장착했었다.

이동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가세와 더불어 샤오미 화웨이 등 상당수 중국산 스마트폰 업체들도 듀얼 카메라를 적용하고 있다"며 "듀얼 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올해 46억달러 수준에서 내년 74억달러로 62% 성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자화전자 옵트론텍 대덕GDS 등의 주가는 2~3%대의 오름세를 보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는 단말기 하드웨어 차별화를 위해 듀얼 카메라 탑재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관련 부품 업체 실적 개선은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기는 메인 카메라 협력사인 삼성전기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기는 갤럭시노트8에 들어갈 듀얼 카메라 물량의 약 70%를 생산한다. 박기흥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8 출시에 대한 최대 수혜주로 삼성전기를 추천한다"며 "삼성전기는 듀얼카메라, 무선충전모듈 및 고용량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듀얼 카메라 모듈 매출 증가로 3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2015년 3분기 이후 2년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