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BNK금융그룹 회장에 이어 핵심 자회사인 부산은행의 차기 행장 선임도 실패로 끝났다. BNK금융의 회장 선임이 미뤄진 탓으로 분석된다.

23일 부산은행은 이날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면접 및 임원후보추천위원회 회의를 열었으나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임추위는 한 번 더 회의를 열어 행장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후보 면접에는 빈대인 부산은행장 직무대행, 김석규 경남은행 부행장, 성동화 부산은행 부행장보 등 3명이 참석했다. 오후엔 행장후보추천 회의를 열었다. 6시간가량의 논의가 지속됐지만 차기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

금융계에서는 대주주인 BNK금융 차기 회장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산은행이 독단적으로 차기 행장을 선임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리 행장 후보를 선임했다가 향후 정해질 회장 후보의 뜻에 따라 행장 후보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어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먼저 행장을 선출했다가 최종 행장 후보에서 탈락한 다른 후보가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부산은행도 “행장 후보 선임을 미룬 데 BNK금융의 회장 후보 선임 일정이 영향을 미쳤다”며 “BNK금융 회장 후보 선정을 위한 회의가 다음달 8일로 연기되면서 부산은행장도 이후에 선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계에선 당초 이날 예정된 부산은행 임추위가 연기될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BNK금융 회장보다 부산은행장을 먼저 선임하면 절차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데다, 먼저 선임된다 해도 행장 혼자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부산은행 임추위원들은 예정대로 면접을 치렀다.

하지만 대주주인 BNK금융이 “회장보다 행장을 먼저 발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부산은행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윤희은 기자/부산=김태현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