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리모델링] 하이트진로, 내부거래 규제 피하고 승계 '속도'…가족회사·지주회사 합병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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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이앤티, 지배구조 '최정점'
박문덕 회장 장·차남 80% 보유
내부거래로 연 200억대 매출
박문덕 회장 장·차남 80% 보유
내부거래로 연 200억대 매출
▶마켓인사이트 8월21일 오전 4시11분
하이트진로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문덕 회장(67·사진)과 그의 장·차남이 지분을 보유한 생맥주 제조기 업체 서영이앤티가 계열사 내부거래로 몸집을 키운 만큼 공정위 조사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에서는 서영이앤티가 그룹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규제에서 벗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영이앤티는 지난 4월 키즈카페 사업부를 교육업체 미래엔에듀케어에 팔았다.
서영이앤티는 2014년 5월 키즈카페 사업부를 테마파크 운영업체인 (주)어린농부로부터 45억원에 인수했다. 이 사업부는 연매출 70억원가량을 올렸지만 매년 10억~2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업계에서는 이 사업부 매각이 지주사와의 합병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합병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서영이앤티가 부실 사업을 털어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2000년 출범한 서영이앤티는 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39)이 지분 58.44%, 차남인 박재홍 하이트진로 상무(35)가 지분 21.62%를 갖고 있다. 박 회장(지분 14.69%)과 그의 형인 박문효 하이트진로산업 회장(5.16%) 등도 주주로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10억원, 2015년 2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에서 하이트진로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 간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안팎이다.
공정위는 3월부터 하이트진로 등 45개 기업집단의 내부거래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이들 점검 대상 가운데 서영이앤티는 규제 대상 표적군 중 하나로 거론된다. 규제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지주사와 합병하는 시나리오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그룹 지배 구조 최상단에 있는 기업으로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7.66%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지분율 29.49%)에 이어 2대주주다. ‘박 회장 일가→서영이앤티→하이트진로홀딩스→하이트진로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가 구축돼 있다.
합병이 진행되면 몸집이 큰 하이트진로홀딩스가 모회사 격인 서영이앤티를 흡수합병할 가능성이 높다. 자회사가 모회사를 역합병하는 셈이다. 올해 5월 화장품 상장사 잇츠스킨이 모회사인 비상장사 한불화장품을 합병한 것과 같은 방식이다.
서영이앤티와 지주사 간 합병설이 힘을 얻는 것은 승계 작업과도 관계가 깊다. 하이트진로홀딩스가 서영이앤티를 흡수합병하면 서영이앤티 주주에게 자기주식을 지급해야 한다. 그룹 경영기반인 하이트진로홀딩스 주식이 한 주도 없는 박태영 부사장과 박재홍 상무가 이 과정에서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
박 부사장과 박 상무가 취득하는 하이트진로홀딩스 주식이 늘어나려면 서영이앤티 몸값이 오르고 하이트진로홀딩스 기업 가치는 떨어져야 한다. 올 들어 하이트진로홀딩스 실적이 다소 악화돼 주가가 주춤한 것은 박 부사장 등의 승계 작업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하이트진로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문덕 회장(67·사진)과 그의 장·차남이 지분을 보유한 생맥주 제조기 업체 서영이앤티가 계열사 내부거래로 몸집을 키운 만큼 공정위 조사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에서는 서영이앤티가 그룹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규제에서 벗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영이앤티는 지난 4월 키즈카페 사업부를 교육업체 미래엔에듀케어에 팔았다.
서영이앤티는 2014년 5월 키즈카페 사업부를 테마파크 운영업체인 (주)어린농부로부터 45억원에 인수했다. 이 사업부는 연매출 70억원가량을 올렸지만 매년 10억~2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업계에서는 이 사업부 매각이 지주사와의 합병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합병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서영이앤티가 부실 사업을 털어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2000년 출범한 서영이앤티는 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39)이 지분 58.44%, 차남인 박재홍 하이트진로 상무(35)가 지분 21.62%를 갖고 있다. 박 회장(지분 14.69%)과 그의 형인 박문효 하이트진로산업 회장(5.16%) 등도 주주로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10억원, 2015년 2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에서 하이트진로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 간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안팎이다.
공정위는 3월부터 하이트진로 등 45개 기업집단의 내부거래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이들 점검 대상 가운데 서영이앤티는 규제 대상 표적군 중 하나로 거론된다. 규제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지주사와 합병하는 시나리오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그룹 지배 구조 최상단에 있는 기업으로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7.66%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지분율 29.49%)에 이어 2대주주다. ‘박 회장 일가→서영이앤티→하이트진로홀딩스→하이트진로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가 구축돼 있다.
합병이 진행되면 몸집이 큰 하이트진로홀딩스가 모회사 격인 서영이앤티를 흡수합병할 가능성이 높다. 자회사가 모회사를 역합병하는 셈이다. 올해 5월 화장품 상장사 잇츠스킨이 모회사인 비상장사 한불화장품을 합병한 것과 같은 방식이다.
서영이앤티와 지주사 간 합병설이 힘을 얻는 것은 승계 작업과도 관계가 깊다. 하이트진로홀딩스가 서영이앤티를 흡수합병하면 서영이앤티 주주에게 자기주식을 지급해야 한다. 그룹 경영기반인 하이트진로홀딩스 주식이 한 주도 없는 박태영 부사장과 박재홍 상무가 이 과정에서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
박 부사장과 박 상무가 취득하는 하이트진로홀딩스 주식이 늘어나려면 서영이앤티 몸값이 오르고 하이트진로홀딩스 기업 가치는 떨어져야 한다. 올 들어 하이트진로홀딩스 실적이 다소 악화돼 주가가 주춤한 것은 박 부사장 등의 승계 작업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