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차 디자인 기간 18개월로 절반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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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연구소에 새 디자인센터 가동
디자인 역량 강화해 미래차 경쟁력 키울 것
디자인 역량 강화해 미래차 경쟁력 키울 것

디자인 전 과정 디지털화

새 디자인센터에는 실제 차량의 절반 크기의 모형을 하루 혹은 이틀 만에 제작할 수 있는 대형 3차원(3D) 프린터 3대를 설치했다. 대형 프레젠테이션룸에는 차량을 회전시키면서 살펴볼 수 있는 턴테이블 9대를 갖췄다. 5대의 턴테이블을 갖춘 야외 전시 공간도 별도로 마련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보다 넓은 공간을 확보해 임직원이 차량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고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했다”며 “다른 차량과의 비교도 더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 디자인센터는 차량 개발 시작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했다. 이를 통해 제품 개발 계획을 차량 설계 등을 담당하는 엔지니어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전체 개발 과정을 효율화했다.
현대차는 새 디자인센터 구축으로 지금까지 3년 정도 걸리던 신차 디자인 개발 기간을 절반인 1년6개월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 완성차업체들은 6~7년에 한 번 ‘완전 변경(풀체인지)’ 신차를 내놓으며, 그 사이 3~4년 주기로 디자인에 변화를 준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는다.
스타 디자이너도 잇달아 영입

업계에선 새 디자인센터 구축을 통한 디자인 속도 향상이 현대차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현대차를 비롯한 기존 완성차업체들이 미래차 부문에서 후발주자에게 거센 도전을 받고 있지만 다양한 차종을 빠르게 만들어 내는 디자인 영역에선 아직 앞서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 부문의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이나 전기차의 테슬라 등은 기술 측면에선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실제 차량을 구현해 내는 역량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 상무는 “디자인센터 신설은 현대차의 디자인부문 강화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전체 차량 디자인 과정을 새로 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최근 2~3년간 해외 스타 디자이너를 잇달아 영입하고 있다. 2015년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벤틀리 출신)에 이어 지난해 같은 벤틀리 출신의 이 상무를 영입했고, 지난 6월에는 폭스바겐에서 사이먼 로스비 중국디자인담당(상무)을 스카우트해 디자인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크리스토퍼 채프먼 미국디자인센터장, 토마스 뷔르클레 유럽디자인센터장(이상 BMW 출신) 등 주요 거점에도 유명 디자이너들이 포진해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