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가성비의 위력'…삼성· 애플 옥죄는 중국산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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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브랜드, 자국·인도 발판삼아 글로벌 정조준
쫓기는 선두권 삼성 애플…제품·유통망 다각화 시급
쫓기는 선두권 삼성 애플…제품·유통망 다각화 시급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자국을 평정하고 인도를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넘 볼 기세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게임체인저(판도를 완전히 바꾸는 결정적 요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10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3% 증가한 3억6500만대로 집계됐다. 이 중 중국 제조사들은 절반에 가까운 4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화웨이는 'P10'과 '메이트9'의 성공으로 점유율을 전년동기 9.4%에서 10.7%로 늘리며 3위를 지켰다. 2위인 애플과 차이는 0.7%포인트에 불과하다. 오포는 8.2%의 점유율을 나타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ZTE, LG전자 등 경쟁업체들의 중국, 인도, 유럽 시장 점유율을 가져온 데에 따른 것이다.
샤오미가 점유율 6.4%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5위권에 재진입한 점도 눈에 띈다. 샤오미는 인도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점유율을 전년동기보다 2.1%포인트 높였다. 이외에도 비보의 점유율은 7.0%에 이르고 ZTE, 레노버, 알카텔 등도 작게나마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22.0%)와 애플(11.2%)은 글로벌 시장에서 나란히 1, 2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두 회사를 합친 비중(33.2%)은 중국 주요 4개 업체들의 시장점유율(32.3%)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데다, 나머지 중국업체들까지 보태면 한참 밀리는 형국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스마트폰 최대시장인 중국과 인도에서 중국 제조사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글로벌 선두권을 보장받긴 어려울 전망이다. ◆자국 시장 평정한 화웨이· 오포 · 비보· 샤오미
스마트폰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일찌감치 토종 브랜드들이 우세였다. 경쟁력은 '가성비'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3%에 그치면서 6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7%에서 대폭 하락한 것이다. 애플도 전년 8.5%에서 8.2%로 낮아지며 간신히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달리 1위를 차지한 화웨이(20.2%)를 비롯 오포(18.8%), 비보(17.0%), 샤오미(13.0%) 등 중국 제조사들은 점유율이 일제히 상승했다. 자국 4대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만 70%에 육박한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중국 시장은 2013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독무대였다. 2013년 19%로 1위였던 점유율은 2014년 13.8%, 2015년 7.6%, 2016년 4.9%로 꾸준히 내리막길을 탔다.
삼성전자는 중국시장 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해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 출시 전인 3월초 중국법인 무선사업부 수장을 권계현 부사장으로 교체했지만 성적표는 신통치 않았다. 이에 최근 삼성전자는 중국의 판매 거점을 통합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강수를 뒀지만, 당장 중국 제조사들의 기세를 누르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애플도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분기 매출액이 14% 감소하는 등 중국 시장 내에서 최근 몇년간 어려움을 겪어 왔다. 애플 입장에선 전체 매출 20% 이상을 차지한 중국 시장에서 추락이라 더 뼈아프다.
최근 애플은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사업부 책임자 직책을 신설하고, 지난 9년간 무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팀을 이끈 이사벨 게 마에를 새로 신설한 직책인 대중화권 사업 부사장 겸 상무이사로 임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중국 내 애플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아이폰8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 아무리 전통적 강자인 삼성전자와 애플이라도 중국 브랜드들의 우수한 가성비를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중국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성비"라며 "스마트폰처럼 다소 비싼 제품일수록 더 그렇다"고 설명했다. ◆중국 스마트폰, '기회의 땅' 인도서 폭발적 성장
중국 브랜드들의 가성비는 세계에서 두번째 큰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에서도 통하고 있다. 중국 제조사들이 중저가 제품을 앞세워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4.1%로 1위를 기록했다. 2·3·4·5위는 샤오미(15.5%), 비보(12.7%), 오포(9.6%), 레노버(6.8%)가 뒤를 이었다. 중국 4개사의 점유율 합계는 44.6%로 지난해 2분기 27% 대비 17.6%포인트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는 중국 업체들을 따돌리고 1위를 지켰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인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약 25% 안팎으로 매년 제자리 걸음중이지만,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해마다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기준 중국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14%로 삼성전자에 비해 한참 떨어졌다. 그러나 2016년을 기준으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46%로 삼성전자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1년 만에 무려 30%가 넘게 증가한 것이다. 제품 및 유통망 다각화 등 삼성전자의 전략 변화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중국 제품들이 인도에서 인기있는 이유는 성능에 대비해 가격대가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상대적으로 고가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중국 업체에 비해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3억 인구의 인도는 규모면에서 중국과 견줄만큼 매력적인 시장이다. 인도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9%에 불과하고 아직까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라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글로벌 제조사들이 군침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삼성전자는 인도 현지 생산라인 증설을 통해 생산량을 2배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애플은 중국 외에 유일하게 인도에 생산시설을 세워 현지 공략을 대폭 강화한다.
전자전문매체 안드로이드오써리티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최강자인 삼성전자와 애플도 인도에서 성능을 높이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것"이라며 "수요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10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3% 증가한 3억6500만대로 집계됐다. 이 중 중국 제조사들은 절반에 가까운 4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화웨이는 'P10'과 '메이트9'의 성공으로 점유율을 전년동기 9.4%에서 10.7%로 늘리며 3위를 지켰다. 2위인 애플과 차이는 0.7%포인트에 불과하다. 오포는 8.2%의 점유율을 나타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ZTE, LG전자 등 경쟁업체들의 중국, 인도, 유럽 시장 점유율을 가져온 데에 따른 것이다.
샤오미가 점유율 6.4%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5위권에 재진입한 점도 눈에 띈다. 샤오미는 인도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점유율을 전년동기보다 2.1%포인트 높였다. 이외에도 비보의 점유율은 7.0%에 이르고 ZTE, 레노버, 알카텔 등도 작게나마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22.0%)와 애플(11.2%)은 글로벌 시장에서 나란히 1, 2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두 회사를 합친 비중(33.2%)은 중국 주요 4개 업체들의 시장점유율(32.3%)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데다, 나머지 중국업체들까지 보태면 한참 밀리는 형국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스마트폰 최대시장인 중국과 인도에서 중국 제조사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글로벌 선두권을 보장받긴 어려울 전망이다. ◆자국 시장 평정한 화웨이· 오포 · 비보· 샤오미
스마트폰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일찌감치 토종 브랜드들이 우세였다. 경쟁력은 '가성비'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3%에 그치면서 6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7%에서 대폭 하락한 것이다. 애플도 전년 8.5%에서 8.2%로 낮아지며 간신히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달리 1위를 차지한 화웨이(20.2%)를 비롯 오포(18.8%), 비보(17.0%), 샤오미(13.0%) 등 중국 제조사들은 점유율이 일제히 상승했다. 자국 4대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만 70%에 육박한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중국 시장은 2013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독무대였다. 2013년 19%로 1위였던 점유율은 2014년 13.8%, 2015년 7.6%, 2016년 4.9%로 꾸준히 내리막길을 탔다.
삼성전자는 중국시장 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해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 출시 전인 3월초 중국법인 무선사업부 수장을 권계현 부사장으로 교체했지만 성적표는 신통치 않았다. 이에 최근 삼성전자는 중국의 판매 거점을 통합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강수를 뒀지만, 당장 중국 제조사들의 기세를 누르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애플도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분기 매출액이 14% 감소하는 등 중국 시장 내에서 최근 몇년간 어려움을 겪어 왔다. 애플 입장에선 전체 매출 20% 이상을 차지한 중국 시장에서 추락이라 더 뼈아프다.
최근 애플은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사업부 책임자 직책을 신설하고, 지난 9년간 무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팀을 이끈 이사벨 게 마에를 새로 신설한 직책인 대중화권 사업 부사장 겸 상무이사로 임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중국 내 애플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아이폰8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 아무리 전통적 강자인 삼성전자와 애플이라도 중국 브랜드들의 우수한 가성비를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중국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성비"라며 "스마트폰처럼 다소 비싼 제품일수록 더 그렇다"고 설명했다. ◆중국 스마트폰, '기회의 땅' 인도서 폭발적 성장
중국 브랜드들의 가성비는 세계에서 두번째 큰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에서도 통하고 있다. 중국 제조사들이 중저가 제품을 앞세워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4.1%로 1위를 기록했다. 2·3·4·5위는 샤오미(15.5%), 비보(12.7%), 오포(9.6%), 레노버(6.8%)가 뒤를 이었다. 중국 4개사의 점유율 합계는 44.6%로 지난해 2분기 27% 대비 17.6%포인트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는 중국 업체들을 따돌리고 1위를 지켰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인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약 25% 안팎으로 매년 제자리 걸음중이지만,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해마다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기준 중국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14%로 삼성전자에 비해 한참 떨어졌다. 그러나 2016년을 기준으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46%로 삼성전자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1년 만에 무려 30%가 넘게 증가한 것이다. 제품 및 유통망 다각화 등 삼성전자의 전략 변화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중국 제품들이 인도에서 인기있는 이유는 성능에 대비해 가격대가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상대적으로 고가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중국 업체에 비해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3억 인구의 인도는 규모면에서 중국과 견줄만큼 매력적인 시장이다. 인도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9%에 불과하고 아직까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라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글로벌 제조사들이 군침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삼성전자는 인도 현지 생산라인 증설을 통해 생산량을 2배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애플은 중국 외에 유일하게 인도에 생산시설을 세워 현지 공략을 대폭 강화한다.
전자전문매체 안드로이드오써리티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최강자인 삼성전자와 애플도 인도에서 성능을 높이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것"이라며 "수요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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